반도체만 16.4조 영업익…돌아온 삼성, 연간 180조 새 역사 쓸까
전체 영업익 중 DS부문 비중 81.6%…전체 실적 개선 주도
HBM 회복·범용 D램값 폭등에 전 메모리 실적 효자…HBM4서 반전 노려
메모리·부품값 상승에 세트 수익성 악화 불가피…메모리값 최대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16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모리 초호황기의 도래를 입증했다. D램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범용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간의 수익성 격차가 줄어들면서 모든 메모리 제품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D램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8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메모리 3사 중 가장 큰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한 점이 최대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9일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93조8천억원, 영업이익은 20조1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2%,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은 16조4천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1.6%를 차지했다.
특히 DS부문 영업이익률은 37.3%로, HBM3E 고객사 확대 등 HBM 실적 회복에 범용D램 가격 상승이 더해지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 들어 AMD, 구글 등에 HBM3E를 납품하며 매출 및 출하량 확대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작년 HBM 매출을 약 9조원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이보다 약 3배 증가한 26조원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급증에는 범용D램의 가격 상승으로 HBM과의 수익성 격차가 축소된 영향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평균 45∼50% 급등했다. 이에 따라 기존 4∼5배에 달하던 HBM과 범용 D램의 GB(기가비트)당 가격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범용D램의 수익성이 HBM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최근 미국 마이크론에 관한 보고서에서 2025년 12월∼2026년 2월 HBM 매출총이익률이 62%, 범용 D램 이익률이 67%로 범용 D램이 역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범용D램 수익성 개선은 메모리 3사 중 가장 큰 캐파를 보유하고, 범용D램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최대 수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D램 매출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12%로 추정된다. 여전히 일반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HBM과 범용을 가리지 않는 D램 가격 상승세는 올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60%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품목은 2배가량 급등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D램 가격 상승률의 피크 뒤에는 급락이 오지 않고 넓은 고원처럼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3분기부터는 D램 가격 상승 폭이 전 분기 대비 10% 미만으로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HBM 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는 올해 HBM4를 기점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11.7Gbps(초당 기가비트) 제품을 포함한 HBM4를 양산 및 출하할 예정이다. HBM3E에서 경쟁사들보다 6개월 이상 엔비디아 공급이 늦어진 것과 달리 HBM4에서는 한발 먼저 납품을 개시하며 경쟁력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올해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12억Gb, 매출은 약 170% 늘어난 22조6천7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HBM 점유율도 작년 16%에서 올해 35%로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8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SK증권은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강력한 메모리 업황을 반영해 2026년 메모리 가격 상승률을 전년 대비 D램 111%, 낸드 87%로 상향 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은 180조원, 영업이익률은 37%로 이익, 수익성 모두 사상 최대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DS부문과 달리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부품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AI 및 서버용 제품으로 메모리 공급이 집중되며 PC와 스마트폰 메모리는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12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3달러로 불과 6개월 만에 3배 넘게 급등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완제품 제조 원가 상승은 메모리 초호황기가 정점을 찍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약 3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27조원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2조원 안팎, TV·생활가전 사업은 2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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