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3년뒤 메모리 부족·지정학 위험…美서 칩 생산해야"(종합2보)

입력 2026-01-29 10:21
수정 2026-01-29 10:27
머스크 "3년뒤 메모리 부족·지정학 위험…美서 칩 생산해야"(종합2보)

테슬라 실적콜서 자체 칩 공장 '테라 팹' 건설 계획 거듭 강조

테슬라, xAI에 20억달러 투자…"올해 설비투자 200억달러 초과 예상"

지난해 연간 매출 '사상 첫 감소' 3%↓…4분기 실적은 전망치 상회

"한국서 FSD 출시 이후 한달 만에 총 주행거리 100만㎞ 넘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질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국 내 자사의 반도체 공장 건설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테슬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로 주요 공급업체들의 생산량을 살펴보고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선 공급망까지 고려해도,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는 부족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따라서 향후 3∼4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제약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테슬라 테라 팹을 건설해야 한다. 매우 큰 규모의 연산(logic), 메모리, 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국내 생산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지정학적 위험(risk)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몇 년 안에 주요 요인이 될 지정학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테라 팹 건설 계획을 처음 밝힌 바 있다.

이날 그는 특히 몇 년 안에 고조될 가능성이 있는 지정학적 위험에 관해 여러 차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테슬라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이 메모리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 현재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3년이 지난 뒤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기대한 칩이 도착하지 않을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어떤 이유로든 칩 공급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칩 없이는 옵티머스가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깡통 인간처럼 쓸모없어진다. 테슬라에는 정말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또 "수많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 그들은 마치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배터리와 로봇, AI 칩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과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머스크는 자신이 우려하는 지정학적 위험에 관해 더 구체적인 근거나 설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아울러 머스크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테슬라가 배터리와 배터리 공급망 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태양전지 분야의 주요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모든 투자는 전략적으로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슬라의 기존 전기차 제품인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공장으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연간 100만대의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4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전망치(매출 247억9천만달러, EPS 0.45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EPS는 17%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억달러, 순이익(일반회계기준)은 8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떨어져 5.7%를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자동차 매출이 176억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반면, 에너지발전·저장 부문 매출은 38억달러로 25% 늘었다.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은 948억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매출은 695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테슬라의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6% 줄어든 38억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그밖의 소식으로 이달 16일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20억달러(약 2조8천650억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테슬라는 AI를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로 가져오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xAI) 투자와 기본 합의서는 테슬라가 물리적 세계에 AI 제품·서비스를 대규모로 개발·배포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또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전용 신차인 사이버캡과 전기트럭 세미, 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3 생산 라인을 올해 양산 시작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설비투자(CAPEX) 지출 측면에서 대규모 투자 연도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2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튬정제공장,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공장, 사이버캡, 세미 트럭, 신규 메가팩토리, 옵티머스 공장까지 총 6개 공장 건설 비용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는 이날 실적 보고서에서 감독형 FSD(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FSD(감독형)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고객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로 100만㎞ 이상을 주행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 장에서 0.10% 하락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4%대까지 올랐다가 점차 상승 폭을 줄여 2%대 오른 439달러대를 기록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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