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 영국 상대 국제중재소송
"2천억원 규모 지원금 미지급"
(요하네스버그 = 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자국으로 오는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는 이른바 '르완다 정책'을 일방적으로 폐기했다며 르완다 정부가 국제중재소송을 제기했다.
르완다 정부 대변인실은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영국과 르완다 간 체결된 '이주 및 경제발전 파트너십'(MEDP) 조약에 따라 지난해 11월 네덜란드에 있는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재 절차 개시를 위한 통지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2년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보수당 정부는 프랑스에서 영국해협을 건너 난민 신청하는 이주민이 급증하자 이들을 아프리카 르완다에 보내 임시로 수용하는 대가로 르완다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MEDP 조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4년 7월 정권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이 정책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당시 영국에서 르완다로 간 이주민은 이주에 동의한 4명뿐으로 이주민 유입을 막는 효과는 없으면서 막대한 예산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노동당 정부는 전 정부가 이 정책으로 르완다에 2억9천만 파운드(약 5천700억원)를 지급한 것을 포함해 모두 7억 파운드(약 1조3천800억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르완다 정부에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에 걸쳐 추가 지급하기로 한 1억 파운드(약 2천억원)를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르완다 정부는 이에 대해 조약 폐기를 전제로 지원금 규모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영국과 아무런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성명에서 주장했다. 또 지난해 11월 중재재판 절차를 시작하자 곧바로 영국 정부가 자국에 조약 폐기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르완다는 영국의 조치가 르완다의 이주민 수용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이 재정적 조율을 하기로 한 조약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전 정부의 르완다 정책은 납세자의 시간과 돈을 방대하게 낭비했다"며 "영국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입장을 굳건히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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