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AI로봇 온다] ④ 정부도 노사 '로봇 갈등' 예의주시

입력 2026-01-25 06:07
[일하는 AI로봇 온다] ④ 정부도 노사 '로봇 갈등' 예의주시

제조업 AI 대전환 추진해온 정부 "국가 명운 걸린 생존 전략"

사람과 AI 로봇 공존 논의 본격화 전망…"노사 상생 방안 찾아야"

[※ 편집자 주 = 인공지능(AI)과 물리적 로봇 기술이 결합한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의 등장은 제조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AI 로봇이 가져올 산업 자동화의 격변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정부의 정책 대응을 네 편의 기사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국내 최대 노동조합인 현대차 노조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인공지능(AI) 로봇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제조업 전반의 AI 대전환은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이 걸린 필수 전략이라는 인식 아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번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에는 AI의 현장 도입 속도와 확산 범위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앞으로 산업계 곳곳에서 빈번하고 첨예하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피지컬 AI의 핵심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임금·단체교섭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정부는 AI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제조업 AI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중국이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업 전반에서 우리를 추월하거나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제조업 AI 대전환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제조 현장의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AI를 접목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청년 인력 부족이 심각한 지방 제조업 현장에는 AI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미국, 중국에 이은 '글로벌 AI 3강 도약'을 기치로 제조·산업 전반의 AI 대전환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공식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국내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의 김정관 장관은 'M.AX 전도사'를 자처하며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향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M.AX는 제조업 생산 현장 전반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판단하는 AI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말한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14일 한·미 관세 협상 업무협약(MOU) 기자간담회에서 "협상 과정에서도 제일 챙겼던 것이 M.AX"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 제조업의 기존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특정 기업 하나가 잘 되면 다른 기업은 소외되고는 했다"며 "하지만 얼라이언스의 개념에는 수요 기업, AI 연구소, 각종 성장 등을 같이 연결해 함께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지난해 12년 만의 대대적 조직개편에서 '산업인공지능정책관'을 신설해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전북과 동남권 지역을 직접 찾아 지역 차원에서의 제조와 AI 간 융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와 협동 로봇 도입은 이미 산업 전반에서 꾸준히 진행돼 왔다. 다만 과거의 산업용 로봇이 고정된 위치에서 단순 반복 작업만 가능했던 데 반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던 숙련된 공정마저 대체할 수 있어 노동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AI 전환 과정에서 노사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AI 로봇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아직 본격화된 국면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향후 노사 교섭 의제로 비화할 가능성 자체는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3월부터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면 단체교섭 대상이 확대되는 만큼 AI 로봇 투입이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사 갈등이 격화될 경우에는 개별 사업장 교섭을 넘어 사회적 논의로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조가 문제 제기하고 있는 단계일 뿐, 단체교섭이나 쟁의 상황으로까지 번진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부는 우선 AI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협업하는 직무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직무훈련과 재교육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중장기적인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1월 AI 시대에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질문을 담은 녹서 '인공지능과 노동'을 발간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AI 시대의 노동시장 대응 전략은 향후 노사정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는 핵심 과제"라며 "앞으로 공식 의제로 채택해 논의될 수 있도록 참여 주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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