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와인 관세" 트럼프에 프랑스 반발…마크롱은 대화 모색

입력 2026-01-20 18:59
"200% 와인 관세" 트럼프에 프랑스 반발…마크롱은 대화 모색

농업장관 "유럽 굴복시키려는 美의 위협"…농업계 "세계경제 파괴"

마크롱, 트럼프에 G7 정상회의 제안…러 초청 의사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산 와인·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를 압박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아니 제네바르 농업장관은 20일(현지시간) TF1 방송에 출연해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며 전례 없는 잔혹함"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참여를 사실상 거부한 데 대해 "그의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러면 그는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르 장관은 "프랑스와 유럽연합(EU) 모두 가만있을 수 없다"며 "이 위협은 포도 재배업이라는 특정 분야를 겨냥한 것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는 이 분야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평화위원회 가입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명백히 강압적인 수단, 즉 경제적 무기인 관세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프랑스와 프랑스 농업에 대한 적대적 선언으로, 유럽을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세바스티앵 마르탱 산업장관도 퓌블리크세나 방송에서 "위협은 외교적 수단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진정한 노선을 의심하게 한다. 그들이 지구상에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항상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럽인들은 이에 대응할 수단이 있다"며 "미국도 유럽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유럽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농업계도 우려를 표했다.

최대 농민조합단체인 전국농민연맹의 에르베 라피 사무총장은 유럽1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세계 경제 일부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200%를 예고했는데 최종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이 깨어나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유럽의 대응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지에 병력을 파견한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내달 1일부터 모든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동맹 협박'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제안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올해 G7 의장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문자메시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를 향해 "우리는 시리아 문제에 완전히 뜻을 같이한다. 이란 문제에서도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면서도 "그린란드와 관련해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위대한 일을 함께 만들어보자"며 "다보스 포럼 이후 목요일 오후 파리에서 G7 회의를 열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덴마크, 시리아, 러시아 측 인사를 비공식 초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가 주요 정상 회의에 러시아 측 인사들을 초청하는 건 전쟁 발발 4년 만에 처음이라고 일간 르피가로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은 피가로에 이 메시지가 사실이라면서 "프랑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동일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린란드 문제에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은 타협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G7 의장국으로서 대화와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순간으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