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나라가 세입자에 대신 돌려준 전세금 '뚝'…사상 첫 감소

입력 2026-01-17 07:01
수정 2026-01-17 09:40
작년 나라가 세입자에 대신 돌려준 전세금 '뚝'…사상 첫 감소

2024년 4조원→지난해 1.8조원…보증 채권 회수율은 85%로 '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지난해 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지난해 1조7천935억원으로, 2024년(3조9천948억원) 대비 55.1% 급감했다.

2015년 HUG에서 처음으로 전세금 대위변제가 발생한 이래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3년 시작된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천837억원, 2020년 4천415억원, 2021년 5천41억원, 2022년 9천241억원에서 2023년 3조5천544억원, 2024년 3조9천94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세 사기가 극성을 부리며 보증 사고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액은 제도가 시작된 이래 12년 만에, 첫 대위변제액이 발생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대위변제 건수 또한 2024년 1만8천553건에서 지난해 9천124건으로 50.8% 줄었다. 대위변제 건수가 줄어든 것은 2016년 23건에서 2017년 15건으로 감소한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두 번째다.

대위변제 액수·건수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보증사고 건수·액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 시점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감소했다는 뜻으로, 전세사기가 정점을 지나 진정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1조2천446억원으로, 연도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2024년 4조4천896억원과 견줘 72.3% 급감했다.

전세금 보증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2만941건에서 6천677건으로 68.1% 급격히 줄었다.

이런 변화는 무엇보다도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대환 보증 기준을 부채비율 100%에서 90%로 강화해 고위험군의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전세보증 채권 회수율(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이 대폭 오른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2024년 29.7%에 이어 지난해 84.8%로 급등했다.

HUG는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갚아준 주택을 직접 경매로 낙찰받아 전세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과 HUG가 채권자로서 임차인의 대항력 포기를 신청해 낙찰자가 전세금을 인수하지 않는 '인수 조건 변경부 경매' 활성화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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