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시위, 강경 진압에 잦아드나…"불씨 여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약 3주째 이어지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당국의 강경 진압 속에 일단 잦아드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친정부 성향의 맞불 집회에 수십만명이 참여했던 지난 12일부터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줄어드는 추세다.
알자지라는 일부 소도시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있을 뿐이며 준군사조직 바시즈민병대 이외에도 군 특수부대가 시위 진압에 투입되면서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알자지라는 경제난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자 많은 시민이 발을 빼기 시작했다면서도 "경제난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도 이란 경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도시들이 조용하고 시위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나중에 대규모 집회가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폭동이나 기물 파손 행위는 멈췄다"고 보도했다.
전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평온한 상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간 이란 당국은 시위대에 외부세력의 사주를 받은 테러리스트가 침투했다고 규정하고 발포를 포함한 유혈 진압을 계속했다.
지난 8일부터 이란 전역에 걸쳐 인터넷과 통신이 전면 차단됐으며 이후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일부 지역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인권(IHR) 등 외국의 반체제 단체는 8∼12일에 사망자 발생이 집중됐다고 파악했다.
체포된 시위 가담자들을 엄벌하겠다던 이란 당국은 교수형을 집행하지 않겠다며 한발짝 물러났다. 이에 연일 군사 개입을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이란에서 (시위대) 살해가 중단됐다고 들었다"며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군의 중동 최대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내려졌던 경보 단계가 하향 조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항공당국이 이날 새벽 영공을 폐쇄하며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가 오전 7시께 재개됐다.
이란에서는 미국이 예상 밖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여전하다.
테헤란대학교의 하산 아마디안 교수는 알자지라에 작년 6월 이란과 핵협상 중이던 미국이 돌연 이란 핵시설을 폭격했던 일을 들어 "이란은 트럼프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