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세밑에도 드론 공방…항만·석유탱크 포화(종합)

입력 2025-12-31 18:06
러·우크라, 세밑에도 드론 공방…항만·석유탱크 포화(종합)

오데사서 7개월 아기 등 6명 다쳐…러는 "모스크바 등지 드론 격추"

종전협상 찬물에 젤렌스키 "美와 접촉해 관저 공격 가짜 확인"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김승욱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올해 마지막 날까지 대규모 드론 공습을 주고받으며 해를 넘기게 됐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dpa,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과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에서는 남부 항구 도시 등에서 각각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올레흐 키페르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가 오데사주의 민간 거주, 물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오데사 시당국은 부상자 6명 가운데 7개월 아기와 14, 8세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해군도 러시아가 오데사 지역 항구와 민간 선박을 겨냥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곡물 수출용 민간 선박 2척과 석유 저장 탱크가 피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같은 러시아 공습에 대해 "민간인의 생명과 글로벌 식량 안보를 위협한 공격"이라며 "항만을 겨냥한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선두 민간 에너지 공급업체 DTEK는 성명에서 이번 러시아 공습으로 오데사 지역의 주요 에너지 시설 2곳이 크게 파손됐다면서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시간 기준으로 전날 오후 8∼11시 우크라이나 드론 최소 27대를 격추했으며 이 중 2대는 모스크바 방향으로 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주(州) 라멘스코예 지구에서 드론 공격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변전소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만여 명이 전력 공급 중단을 겪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 주지사는 "방공 시스템이 모스크바 상공에서 드론 20여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저녁에만 모스크바와 브랸스크 등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00여 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다쳤다고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전했다.

러시아의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흑해 투압세 항구도 타격을 입었다.

현지 당국은 드론 공격으로 항구 기반 시설과 주거 지역 가스관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투압세에는 하루 24만 배럴을 처리하는 정유 공장이 있어 우크라이나의 주요 표적이 돼왔다.

러시아 측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포리자 지역의 전력 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대규모 공격을 받아 17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한 다음날인 29일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저를 노린 공격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들고나왔다.

러시아가 관저 공격으로 종전 협상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고 경고하면서 협상 분위기는 급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겨냥해 새로운 공격을 퍼붓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를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 취재진에게 "발다이(푸틴 관저) 공격에 관해선 우리 협상팀이 미국 팀과 접촉해 세부내용을 살펴봤고 우리는 그것이 가짜라고 파악한다"며 "우리 파트너들은 기술적 역량 덕분에 가짜를 언제나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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