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태국·캄보디아 외교장관 회담…"휴전이행·관계회복 합의"
'무력 충돌' 태국·캄보디아 대표단 방중…中 "휴전 감독·지뢰 제거 지원 용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태국·캄보디아 3국 외교장관이 중국에서 회담을 열고 최근 태국·캄보디아 간 무력 충돌 후 체결된 휴전 합의를 잘 이행하자고 뜻을 모았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쁘락 소콘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시하삭 푸앙껫깨우 태국 외교장관, 3국의 군부 책임자 등은 이날 중국 남부 윈난성 위시(玉溪)에서 회담을 열었다.
왕이 주임은 캄보디아·태국 양국의 휴전을 환영하면서, 이번 3국 회담에서 휴전 협정의 정체·포기 없는 이행과 지속적인 소통, 양국 관계의 점진적 회복에 중요한 공동인식(합의)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충돌은 신뢰 손상을 유발했지만 캄보디아·태국은 영원한 이웃 국가로서 유구한 우호 교류 역사가 있다"며 "충돌이 가져온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서로 마음속의 장벽을 걷어내고 진정으로 옛 우정을 회복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캄보디아·태국 관계 발전의 촉진자일 것이고 휴전 감독과 인도적 원조, 지뢰 제거 협력 등 방면을 포함한 도움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캄보디아·태국 관계가 조기에 정상 궤도로 돌아갈 것이라 기대하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와 태국 외교장관은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한편, 휴전 협정을 적극 이행하고 층위별 대화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 분쟁을 함께 관리·해결하며 양국 국경 지역 안녕을 함께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중국이 긴장 완화를 위해 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이 대화의 장을 마련한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3국 외교장관은 회담 후 5개 항으로 이뤄진 발표문에서 캄보디아·태국의 소통·이해 강화, 절차에 따른 점진적 휴전 국면 공고화, 상호 교류 복원, 정치적 상호신뢰 재건, 관계 회복, 지역 평화 수호 등 내용을 담은 5개 항의 언론 공보문을 발표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번 3국 회담은 왕 주임의 초청으로 캄보디아·태국 외교장관 등이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처음 측량한 817㎞ 길이의 국경선 가운데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점에서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을 벌인 양국은 7월 무력 충돌했다가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나, 이달 7일부터 다시 교전을 재개했다.
이달 교전으로 양국에서 최소 101명의 사망자와 50만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했고, 양국은 교전 20일 만인 지난 27일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은 이번 무력 충돌 국면에서 캄보디아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태국군이 캄보디아군 진지에서 중국산 대전차미사일 등 장비를 노획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태국·캄보디아와 과거부터 정상적인 국방 협력을 전개했다. 이는 어떠한 제3국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캄보디아·태국 국경 충돌과는 더욱 무관하다"며 '캄보디아 지원설'을 부인했다.
왕 주임은 전날 캄보디아·태국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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