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찾아간 이란 외교수장…서방 맞서 핵·중동정세 논의
17일 외무장관 회담…서방 견제, 전략적 공조 강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와 이란의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동하고 지역 안보 현안과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다.
러시아의 타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의 회담에서는 중동, 카스피해 등 지역 현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방이 '카스피 5개국'(러시아, 이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분열시키고 해당 지역에 자국의 결정을 강요하려는 파괴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전날 성명에서 "중동, 남코카서스, 카스피해, 아프가니스탄 등 가장 시급한 지역 문제들에 대한 입장 조율이 계획돼 있다"면서 "러시아와 이란은 대부분의 글로벌 현안에 대해 공통된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란 핵 프로그램도 주요 의제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서방이 지난 9월 이란을 상대로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국면에서 이란 편에 섰다.
이란의 핵 생산 능력을 우려해 온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난 6월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을 폭격한 후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은 교착 상태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자 무역 증진과 에너지·교통 분야 프로젝트 확대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에너지 분야 등을 축으로 밀착을 강화해 왔다.
아락치 장관은 지난 6월 미국의 이란 폭격 직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반서방 연대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양국은 지난 10월에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발효시키면서 양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고, 중동·코카서스 등 여러 국제 현안에 있어 상호 지지를 강화하며 서방 주도 국제질서에 맞서는 협력 관계를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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