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시드니 총기 난사, IS 이념 따른 범행인 듯"

입력 2025-12-16 11:27
수정 2025-12-16 16:35
호주 총리 "시드니 총기 난사, IS 이념 따른 범행인 듯"

"총격범, 악명 높은 지하디스트 전도사 추종"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15명의 희생자를 낳은 호주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기 난사 사건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호주 공영 A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은 IS 이념에서 동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이상 지속해온 이 이념이 증오를 조장했고 이번 사건에서는 대량 살인을 준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4일 저녁 호주 남동부 시드니의 유명 해변인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축제 행사장에서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가 총격을 가해 15명이 희생됐다.

앨버니지 총리는 아들 나비드가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IS 관련 테러 계획범과 연관성 때문에 호주 국내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와 연루된 2명은 기소·수감됐지만, 그는 당시에 주요 용의자로 여겨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이 "치밀하게 계산됐고 냉혹했다"면서 지금까지 수사 결과로는 총격범 2명 외 추가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BC는 나비드가 시드니에서 악명이 높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전도사인 위삼 하다드의 추종자였다고 대테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시드니 교외에서 예배당을 운영하는 하다드는 유대인 살해에 관한 종교 경전을 인용하는 강연을 포함한 폭력적인 반유대주의 강연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 7월 호주 법원은 하다드가 반유대주의 강연을 해 인종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나비드는 하다드의 예배당에서 예배하고 길거리 전도 활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드와 함께 전도사로 일한 IS 모집책 유세프 우웨이나트는 테러 공격을 하도록 미성년자들을 선동한 혐의가 인정돼 4년 가까운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하다드의 단체에 속한 아이작 엘 마타리는 IS 호주 사령관을 자처하며 테러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하다드는 테러리스트들과 이처럼 오랜 연계에도 지금까지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된 적이 없으며, 이번 사건에서도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나비드는 범행 당시 경찰과 총격전에서 부상해 병원에서 경찰 감시하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사지드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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