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거래소 수수료 인하 첫날 37% 급감

입력 2025-12-15 17:47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거래소 수수료 인하 첫날 37% 급감

"메인마켓 거래대금 출범 초 4∼5월 수준…거래량 절반 줄 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한국거래소(KRX)의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조처가 시행된 첫날인 15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메인마켓(오전 9시∼3시 20분) 거래량은 각각 4천314만주와 7천629만주로 집계됐다.

전날까지의 12월(1∼14일) 평균 거래량과 비교해보면 프리마켓은 38.2%가량 거래량이 폭증했으나, 메인마켓은 오히려 10.6%가량 거래량이 줄었다.

거래대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프리마켓 거래대금은 1조7천507억원으로 12월 1∼14일 평균(1조4천968억원)보다 17.0% 많았다. 반면,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3조4천151억원으로 12월 1∼14일 평균(5조4천251억원) 대비 37.0% 급감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한국거래소의 주식거래 수수료 한시 인하 조처가 꼽힌다.

거래소는 현행 0.0023%인 단일 거래수수료율을 이날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차등 요율제로 변경해 20∼40% 낮추기로 했다.

올해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하자 넥스트레이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의 시스템상 투자자가 거래소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주식매매 주문을 내면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에 의해 증권사가 가격과 수수료, 비용, 주문규모,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고객에게 유리한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전송한다.

따라서 같은 조건이라면 수수료가 낮은 넥스트레이드 쪽으로 주문이 넘어갈 확률이 높았으나, 이번 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흐름이 뒤바뀐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한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과 운영시간이 겹친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오늘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출범 초기인 4∼5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면서 "현 흐름대로라면 메인마켓 거래량이 수수료 인하 이전 대비 50%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70년 가까이 독점 체제였던 국내 주식시장을 복수경쟁 체제로 전환한다는 대체거래소 출범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출범으로부터 갓 9개월이 된 신규 사업자를 질적 차별화가 아닌 가격 공세로 억누른다면 자칫 새 시장이 안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다른 한편에선 상장과 시장감시 등 시장 조성 및 관리를 전담하는 한국거래소(KRX)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대체거래소가 지나치게 덩치를 불린다면 '무임승차'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의 이번 수수료 인하는 일단 두 달 한정으로 이뤄진다.

3개월 이내의 수수료 조정 및 면제는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일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 시장효율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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