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화요대표 "증류주 수출시장 확대…종량세로 바꿔야 발전"
화요, 창립 22주년 맞아 여주 스마트팩토리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밥 짓는 냄새가 풍겼다.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화요가 창립 22주년을 맞은 지난 1일 화요의 여주 제2공장을 찾았다.
화요의 증류식 소주는 국산 쌀 100%로 고두밥을 찌는 것부터 시작이다. 고두밥에 손수 배양한 미생물(곰팡이균)을 접종시켜 쌀 누룩을 발효한다.
박준성 화요 생산본부장은 유리 너머로 보이는 시설을 가리키면서 "메주를 아랫목에 넣어두듯이 곰팡이균이 살기 좋은 온도에서 발효하도록 온도와 습도를 관리한다. 산업화한 아랫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발효는 1차 발효와 2차 발효까지 모두 3주가 걸린다. 발효가 끝난 술덧(술의 원료)은 알코올 도수 18∼20도로 다시 증류 과정을 거친다.
화요는 탱크 내부 압력을 낮춰(감압) 증류하는 방식을 쓴다. 황보현 제품팀장은 "술덧은 80도에서 끓는데 감압 상태에서는 40도에서 증류가 일어난다. 40도는 술지게미가 탈 수 있는 온도가 아니라 탄 맛이나 쓴맛이 없는 원액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내부에는 대형 시설과 외부 연결관만 보이고 작업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 여주 제2공장은 공정 대부분을 자동화, 디지털화한 스마트팩토리다.
황 팀장은 매일 오후 고두밥에 곰팡이균을 뿌리는 작업은 사람이 하지만 나머지는 설정된 값에 맞춰 자동으로 관리한다면서 "대부분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아래층에는 옹기 약 300개가 놓여 있었다. 황 팀장은 "공기가 드나드는 옹기에서 3개월간 숙성한다. 공기와 만나지 않으면 숙성이 아니라 저장이라고 화요에선 부른다"고 말했다.
이곳의 옹기에는 검정 날짜와 함께 이력 관리를 위한 QR 코드가 붙어있었다. 길게는 20년을 숙성하는 옹기도 있었다.
이 공장에는 캔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도 갖춰져 있지만 아직 연구 개발 중이다. 화요는 내년쯤 증류식 소주 하이볼 캔 제품을 처음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증류식 소주의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 대표는 "중국의 마오타이같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제품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화요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화요는 2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지만, 특히 미국, 중국, 일본, 태국, 인도 등 5개국 시장에 집중하면서 K-컬처에 기반한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고 조 대표는 밝혔다.
그는 미국 등지에서 화요 제품에 대해 "증류 소주, 프리미엄 소주, 타피오카가 아닌 쌀을 100% 쓴 소주라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려 한다"면서 "쌀에 가미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내에서 식당 매출이 저조했으며 온라인쇼핑 확대로 대형마트 매출이 줄어 화요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화요는 화요그룹 체제를 공식 선언했다.
화요는 도자 브랜드 광주요와 프리미엄 식문화 플랫폼 가온소사이어티의 역량을 화요로 통합해 술 중심으로 그릇과 식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다.
조태권 화요그룹 회장의 세 딸 중 둘째인 조 대표가 화요를 이끌고 광주요와 가온은 각각 셋째인 조윤민 대표와 첫째인 조윤경 대표가 맡았다.
조 대표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증류주 세제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아닌 술의 양에 따라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증류주는 술의 가격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숙성하거나 비싼 재료를 써야 하는 고급술을 제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조 대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4개국만 (증류주) 주세를 가격에 따라 매긴다"며 "좋은 재료를 좋은 모양으로 전달하려는 모든 비용에 세금을 매기나 술 산업과 농업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화요가 15년간 주세법 개정을 위해 38번 청원했지만, 종량세로 바뀌면 희석식 소주 가격이 올라가 국민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희석식 소주는 종가세로 하고 전통주(증류식 소주)는 종량세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박 본부장도 "화요 출고가가 1만원이라면 5천원 이상이 세금"이라면서 "종량세로 바꾸면 30% 정도 가격 경쟁력이 생겨 남는 쌀 소비를 촉진하는 데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종량세로 전환한 후 소주 시장에서 희석식과 증류식 소주가 50대 50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소주 시장에서 증류식 소주의 점유율은 약 3%에 불과하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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