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자율주행 레벨4 상용화…실증도시 조성·규제 합리화

입력 2025-11-26 08:30
2027년까지 자율주행 레벨4 상용화…실증도시 조성·규제 합리화

GPU 기반 'AI 학습센터' 조성…원본영상 R&D 활용·개인車 영상수집

자율주행차 법적 책임주체 도입…사고 시 손해배상책임 구조 논의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정부가 글로벌 3대 자율주행차 강국을 목표로 대규모 실증 기반 구축과 규제 합리화에 나선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등 연구개발(R&D)을 적극 뒷받침하는 한편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선제적인 제도 정비에도 착수한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자율주행차의 기술력 향상과 국민 체감도 제고를 위한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대규모 실증기반 조성, 규제 개선, R&D 지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3(조건부 자동화)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중국은 레벨4(고도 자동화) 수준이다.



◇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기술 R&D 지원

먼저 정부는 도시 전체가 실증구역인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조성하고 자율주행차 100여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시범운행지구 47곳에서만 실증 특례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시 단위 실증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주행 데이터 학습과 실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증도시에는 완성차, 관제 플랫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도 구축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 내 자율주행 버스 운영에 대한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자율주행 연구개발(R&D) 지원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학습센터'를 조성해 기업·대학·연구소가 GPU를 활용해 자율주행 AI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E2E) 기술의 개발도 뒷받침한다.

자율주행차에 특화한 차체 플랫폼, 반도체 등 핵심 부품 개발을 통해 국내 자율주행차 생산망 구축에도 나선다.

해외 공동연구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수출 심사 간소화, 미래 자동차 분야 대학(원) 정원 확대 등도 추진한다.



◇ 실증·R&D 규제 대거 손질…先 허용-後 관리

그동안 원활한 자율주행 실증과 R&D를 가로막았던 규제를 합리화한다. 특히 레벨4 상용화와 관련해선 '선(先) 허용-후(後)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원본 영상데이터를 자율주행 R&D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촬영 사실을 표시한 차량을 이용해 영상데이터를 수집한 뒤 영상 속 사람이나 사물 등에 대해 가명처리를 해야 한다.

원본영상 활용 시 자율주행 인식 정확도는 가명처리 영상을 활용할 때보다 최대 25%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부는 차주 동의하에 개인차량을 통한 영상 데이터 수집을 허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 경우 영상데이터의 익명·가명처리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의 도로 시험 운행을 허용하는 '임시운행허가' 제도도 개선된다.

자율주행 개발사뿐 아니라 운수사업자도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할 수 있고 모든 자율주행차 유형이 신속 허가(패스트트랙)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교통약자 보호구역 내 자율주행 허용, 안전기준 특례 지역 확대, 시범운행지구 지정권한 확대(시·도지사), 자율주행차 원격주행 허용 등이 추진된다.



◇ 민형사 제도 정비…택시업계와 협의체 구성

정부는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법 제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연착륙 작업에도 착수한다.

먼저 자율주행차 운행관리 의무를 맡을 법적 책임 주체(안전관리자)를 도입해 신호위반, 뺑소니 등 법규 위반에 대한 형사·행정제재 대상을 명확화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자동차 도로운행법,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을 제·개정해 운행사업자, 제조사 등 주체별 준수사항도 규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토부, 교통안전공단, 보험업계가 참여하는 '사고 책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책임 분담구조를 논의한다. 내후년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레벨4 이상)의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제조사에 좀 더 책임 부담이 지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제조물책임법상 결함 추정요건에서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됐을 것'을 삭제하고, 피해자의 신청에 따른 법원의 제조사 자료 제출명령제도를 도입한다. 제조사의 영업상 비밀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면허체계 훼손을 우려하는 택시업계와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주행 상용화 연착륙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bin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