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서킷서도 안정적 주행감·포르쉐보다 나은 사운드…GV60 마그마
佛 폴리카르 서킷서 미디어 시승행사…韓서 경험 어려운 성능은 아쉬움
(르 카스텔레[프랑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포르쉐 타이칸도 몰아봤지만, GV60 마그마가 성능이 더 뛰어난 점도 있고 운전하기도 매우 편해요. 거기에다 이 가상 사운드는 정말 '진짜' 같아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드라이버 다니엘 훈카데야)
21일(현지시간) 오전 눈밭이 날리는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
출범 10주년을 맞은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1969년 개장해 F1(포뮬러원) 개최 이력까지 있는 이곳에서 고성능 프로그램 '마그마'의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GV60 마그마'를 처음 공개했다.
마그마의 첫 양산품으로 향후 제네시스의 10년을 이끌 선봉이 될 GV60 마그마 동승 시승을 위해 남프랑스에서만 부는 세찬 바람인 '미스트랄'을 맞으며 5.8㎞의 서킷을 찾았다.
직접 본 GV60 마그마는 기존 GV60보다 전폭은 넓어지고, 전고는 낮아져 한 눈에도 레이스카 면모를 보였다.
F1이나 내구레이스에 출전하는 레이스카는 강한 출력과 민첩한 응답성을 위해 승차감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럭셔리 고성능'을 지향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모델들은 승차감 개선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고, 그 노력이 차체 비율에도 반영이 된 듯싶었다.
다만 루프라인과 연결된 윙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는 뿔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미관상으로는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다.
헬멧을 쓰고 긴장된 마음으로 뒷좌석에 타자 주황색 안전벨트와 더불어 GMR 드라이버 다니엘 훈카데야가 기자를 포함한 승객들을 맞았다.
올해 유럽 내구 레이스 '르망24시'에 출전했던 훈카데야 드라이버는 "환영합니다. 한번 달려보시죠"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능숙한 운전으로 폴 리카르 서킷 시작점에 도착한 후 제로백을 체험하기 위해 급가속을 할 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GV60 마그마는 최대토크 790Nm, 최고출력 650마력을 발휘해 제네시스 전기차로서는 가장 빠른 속도인 시속 264km를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가속하는 제로백은 10.9초에 불과하다.
훈카데야 드라이버가 가속을 위해 페달을 깊게 밟자 차는 빠르게 응답하며 시속이 1∼2초 만에 100㎞를 넘었고, 또 몇 초 후에는 계기판에 200㎞ 글자가 떴다.
처음 경험해본 빠른 속도에 눈이 질끈 감겼지만 의외로 불안하지 않았다.
한국의 트랙에서 몇 초 만에 시속 100㎞를 넘기는 제로백 시승을 해봤을 때는 몸이 붕 뜨는 느낌 때문에 불안감이 컸는데 전기차의 묵직함에다 승차감 개선을 위한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생각만큼 무섭지 않았다.
코너링 구간의 주행 능력과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트랙에서 빠른 속도로 큰 각도의 코너를 돌게 되면 머리를 포함한 몸이 반대쪽으로 크게 기울게 되고 이에 따라 멀미 증상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훈카데야 드라이버가 코너링에 이어 드리프트까지 진행했는데도 몸은 크게 기울지 않았다.
기존 대비 크게 낮아진 롤센터와 GV60 마그마 전용 휠, 고급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및 EoT(End-of-Travel) 제어 시스템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덕분이었다.
심지어 차가 빙빙 도는 드리프트에도 놀이공원 기구를 타는 듯한 기분이 느껴져 다른 동승객과 웃으며 농담하기도 했다.
이후 훈카데야 드라이버가 평균 180㎞의 속도로 트랙을 질주했는데도 안정감은 유지됐다.
특히 차가 이러한 고속 상태를 유지할 때는 출력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GV60 마그마는 이런 느낌도 전혀 없었다.
GV60 마그마에는 최대 15초 동안 차량의 출력과 토크를 높여 고속 영역에서도 차량이 출력을 지속해 유지할 수 있는 부스트 모드가 탑재됐다.
하지만 GV60 마그마의 화룡점정은 마그마 전용으로 개발된 전용 가상 사운드 시스템이었다.
전기 레이스카는 기존 내연기관 레이스카에서 느껴지던 '웅웅' 거리는 공명음이 없어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에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을 적용해 전기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다 가상 변속 시스템(VGS) 기능을 더할 경우 고성능 6기통 엔진 소리가 그대로 재현됐는데 이 덕분에 이 차가 내연기관차인지 전기차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훈카데야 드라이버는 "포르쉐 타이칸도 이러한 기능이 있는데 '가짜'(fake) 느낌이 너무 풍겼다"며 "하지만 제네시스 GV60 마그마는 '진짜'(real)다"라며 엄지를 내밀었다.
트랙에서 뒷좌석 시승을 하면 한결같이 멀미가 나는 느낌으로 끝이 났는데 GV60 마그마는 이런 선례를 따르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이런 마그마의 성능을 경험해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과연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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