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코스피, '검은 금요일' 충격 딛고 반등 시도할까

입력 2025-11-24 08:00
[마켓뷰] 코스피, '검은 금요일' 충격 딛고 반등 시도할까

美증시 상승 마감…AI 거품 우려 지속에 엔비디아는 0.89% 내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버블 우려 재점화 등의 영향으로 역대급 낙폭을 기록하며 지난주 거래를 마무리한 코스피가 24일 반등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전 거래일인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51.59포인트(3.79%)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021년 2월 26일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2조8천3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2.40%와 2.45%씩 급락했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 아시아 주요국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현지시간 2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8%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98%와 0.88%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이 기대했던 대로 12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놓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소 잦아든 것이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힌 결과다.

그러나 AI 버블 우려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시장은 급등락을 이어갔다.

연준발 호재에 장중 2.06%까지 올랐던 나스닥은 기술주 매도세에 밀려 상승폭을 절반 넘게 반납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도 장중 한때 2.17% 상승했다가 급락해 결국 0.97% 내린 채 지난주 거래를 마감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10월 최고치 대비 30% 넘게 급락한 것 역시 시황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지난주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지배하는 장세였다는 점"이라면서 "엔비디아 호실적에도 20일 증시가 급락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비트코인 하락이 촉발한 강제청산 이슈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있다"고 짚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으로 증거금 부족에 직면하자 현금화가 쉬운 기술 우량주를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시스템의 취약한 고리를 건드려 주식 시장의 투자심리까지 훼손시킨 구조적 트리거(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도 약해진 투자심리 속에 호재를 매도와 차익실현의 기회로 보는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추세 추종 알고리즘 매매 전략을 쓰는 CTA 펀드들이 가격하락을 계기로 기계적으로 대량의 매물을 쏟아낼지 모른다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의 변동성을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증권가 전문가들의 조언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이익 흐름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변한 건 고소공포증 심리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 중단 우려 등 유동성 리스크"라면서 "AI 직접 영위 업종과 AI 확장 생태계 관련 업종에 대한 실적 상향 속도와 방향성은 여전히 우상향으로 유지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단기 급락이 전개될 때마다 모아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며 "지난주 금요일처럼 급락시엔 매수하고, 오늘은 아마도 반등할 텐데 반등시엔 관망하는 패턴을 내달 11일 전후, 코스피 저점이 확인될 때까지, 직전 고점을 넘어설 때까지 이어가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단기 급락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도 매수 관점으로의 전환을 말하는 이유는 최근 변동성 확대가 펀더멘털 변수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경기는 견조하고 수출은 여전히 호조세이며 3분기 실적은 예상을 상회했다"면서 "현재 시장을 흔드는 이유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단기 유동성이 마른 상태에서 금리인하 기대 후퇴, AI 버블 논란으로 인해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단기과열해소, 매물소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4,000대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3,800에서 4,050 사이로 제시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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