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넥스페리아에 웨이퍼 공급 추정' 中기업 4곳 조사 요구
안전·신뢰성 우려 서한 美상무부에 보내…즉각적인 반응 나오지 않아
네덜란드 정부 '넥스페리아 사태' 불개입 선언 속 美 입장 새 변수 될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하원의원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 넥스페리아 차이나가 안전·신뢰성 우려가 있는 중국 기업 4곳으로부터 웨이퍼를 공급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핵심 재료인 원형의 판이다.
중국 내 현지법인인 넥스페리아 차이나가 경영권 분쟁 와중에 국제 인증을 받지 못한 현지의 우시 NCE 파워, 항저우 실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양지 테크놀로지, 윙스카이세미로부터 웨이퍼를 공급받았을 수 있어 미국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의 하워드 러트닉 장관과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에 보냈다. 케슬러 차관은 상무부 내 산업안보국(BIS)을 관할한다.
넥스페리아는 양극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정전기방전(ESD) 보호, 과도전압억제(TVS) 다이오드, 금속산화막반도체전계효과트랜지스터(MOSFET), 논리소자 등을 주로 생산하며 2019년 중국 최대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36억달러(약 5조2천800억원)를 들여 인수해 운영해왔다.
네덜란드 나이메헌에 본사를, 상하이·베이징·선전·둥관·우시 등에 생산·포장 공장을 둔 넥스페리아는 현대자동차는 물론 폴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기업의 핵심부품 생산 반도체 기업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對)중국 통제 차원에서 작년 말 윙테크에 이어 지난달 넥스페리아도 제재 리스트에 올렸고,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 9월 반도체 관련 기술 유출로 인한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윙테크의 경영권을 박탈하면서 중국과 마찰이 본격화됐다.
네덜란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민간 기업의 이사회 결정을 정부가 무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상품가용성법(Goods Availability Act)'을 적용한 결정이었으나, 중국은 불법 조치라며 맞섰다.
중국 당국은 그러면서 넥스페리아 차이나를 움직여 본사 거부를 지시하고 생산품의 중국 내 유통은 허용하면서도 수출을 금지토록 조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넥스페리아 본사도 영국·독일의 공장에서 제조한 웨이퍼를 자회사에 공급하지 않았고, 넥스페리아 차이나는 웨이퍼를 중국 현지 기업들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추정돼 조사가 필요하다고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서한에서 "공개되지 않은 중국 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웨이퍼는 안전 인증, 품질 관리, 그리고 중요 차량 시스템에 내장된 부품 신뢰성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안전·신뢰성을 이유로 조사에 착수할 경우 넥스페리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당국이 넥스페리아 칩 수출금지를 풀어 개별 기업 단위로 허가를 내준 데 이어 전날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장관이 성명을 통해 넥스페리아에 대한 정부 개입을 중단한다고 밝힘으로써 조만간 사태 해결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미 행정부의 결정이 새 변수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SCMP는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의 서한은 네덜란드 정부의 넥스페리아 사태 불개입 발표 이전에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윙테크의 자매기업인 윙스카이세미가 넥스페리아 차이나에 웨이퍼를 공급했을 것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전하면서, 4곳 중 양지 테크놀로지는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반면 나머지 3곳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