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연준발 악재·AI 거품 논란에 4,000선 아래로 '풀썩'
기관·외국인, 동반 매도로 지수 끌어내려…개인 홀로 순매수중
증권가 전문가 "3% 낙폭은 과도…매도 동참 실익 크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우려와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재점화의 영향 아래 18일 코스피가 장중 4,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32.09포인트(3.23%) 내린 3,957.16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44.78포인트(1.10%) 내린 4,044.47로 출발한 직후 4,072.41까지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낙폭을 확대 중이다.
하락을 주도한 건 기관과 외국인이다.
기관은 현재까지 5천812억원을 순매도 중이며, 기관 가운데선 금융투자와 연기금이 각각 4천384억원과 222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2천651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2천240억원 매도 우위로 현·선물 동반 순매도에 나섰다.
그런 가운데 개인은 홀로 8천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천천히 진행(proceed slowly)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지난 분기 9천400만 달러(약 1천375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이 가뜩이나 불안하던 AI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것 또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분위기가 아시아 증시로까지 파급되면서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000660]가 5.61% 급락한 57만2천원에, 삼성전자[005930]가 2.98% 내린 9만7천600원에 거래되는 등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주도 일제히 하락 중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주에 대한 경계감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AI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도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현물 순매도를 보이는 가운데 하락 중"이라면서 "12월 금리인하 기대감 하락과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악재에 2차전지·로보틱스·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AI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일본 닛케이도 2% 넘게 급락하고 나스닥 선물도 0.8%대의 약세인 가운데 비트코인도 9만 달러를 하회한 것에 미뤄볼 때 국내 고유의 악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AI주 악재 재점화와 연준 위원간 의견대립, 11월 이후 코스피의 빈번한 주가 진폭 확대로 인한 투자자 피로감 증가와 맞물려 한국과 일본 등 그간 많이 오른 증시를 중심으로 일부 수익화 움직임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이런 요인들은 새로울 것이 없는 사항들이라고 한 연구원은 짚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닌데 일시적으로 수급 기반이 취약해지다보니 이같은 급락을 맞은 것 같다"면서 "일간 3%대 낙폭은 과도한 성격이 짙기에 매도 동참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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