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총리, 불필요한 업무 추진 관행에 '불호령'
배경훈, 간부들에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과기부 직원 익명방 '지나친 업무에 고통' 호소 글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다한 보고서 생산 등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직원들의 워라밸에 신경 쓸 것을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관가에 따르면 배 부총리는 최근 간부 대화방에 불필요한 업무를 지나치게 추진하는 간부에 대해 경고 이상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국정감사,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등 일정을 바쁘게 소화한 것을 소회하고 "부처 직원들은 어떤 상황일지 다 같이 생각해 보자"고 운을 뗐다.
배 부총리는 부처가 생산하는 보고서, 참고 자료가 지나치게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인공지능(AI) 전문가 출신인 배 부총리가 생산성이나 실적,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기보다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는 등 공무원 조직에 잔존한 구습을 파악하고 개선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총리 지시에 일부 부처 내 일부 조직에서는 주말 보고 예정 자료를 주중에 올릴 것을 급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침은 최근 과기정통부에서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가 지나칠 정도로 많아 개인 생활이 무너진다고 하는 직원들 호소가 잇따르면서 내려졌다는 해석이다.
과기정통부 직원 익명 소통 공간에는 최근 "밤낮 가리지 않는 카톡, 주말에도 이어지는 소환", '수많은 업무로 조직이 뭘 얻고 있는지 모르겠다" 등 과도하거나 비효율적인 업무 지시에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랐다는 전언이다.
일부는 국감이나 예산결산위원회 등 국회 활동에 따른 과도한 업무 지시에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비단 국회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업무환경이 나은 다른 부처들도 다 똑같이 국회(업무)를 한다"며 "대외적으로 힘을 못 쓰면서 내부적으로만 갈아 넣는 곳이 우리 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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