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통과자 발표'…IMA·발행어음 인가戰 증권가 '촉각'

입력 2025-11-14 07:00
'1차 통과자 발표'…IMA·발행어음 인가戰 증권가 '촉각'

순차 실사 및 지정 공지…NH투자 삼성 신한 메리츠 등 전사 역량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증권가의 숙원인 IMA(종합투자계좌)·발행어음 사업자 인가에서 최근 첫 통과자가 발표되면서 아직 지정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신청 증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심사는 신청사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인가 대상자를 발표하지 않고, 신청서 접수와 실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결과를 공지한다.

이 때문에 1차 지정자 명단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증권사들은 통과선에 발을 내딛고자 심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IMA와 발행어음 사업권은 다 증권사의 자금 조달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릴 발판으로 꼽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006800]·한국투자증권의 IMA 사업자 지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달 내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통과하면 두 증권사는 IMA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IMA 인가를 신청한 세 증권사 중 하나인 NH투자증권은 반면 올해 7월에 신청서를 냈던 미래에셋·한투와 달리 9월 말에 접수해 심사 일정이 늦게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서류 심사 단계이며, 현장 실사를 거쳐 다음 달 내 인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증선위는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에 대해서도 12일 키움증권[039490]을 대상자로 정했다.

이 결과도 키움 측이 신청 접수 및 조사 진행이 빨랐기 때문으로, 다른 참가사인 삼성·신한·메리츠·하나증권은 현재 심사 절차를 계속 밟고 있다.

IMA는 대형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조건으로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대거 투자해 수익을 얻는 금융 상품이다.

원금 보장과 고수익 장점이 고루 부각되기 때문에 증권사가 소매(리테일) 채널을 통해 투자 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요건이 까다롭다. 자기 자본이 8조원이 넘는 증권사만이 신청할 수 있고 2017년 제도 도입 이래 실제 운영 사례가 없다가 올해 들어서야 처음 인가 기회가 열렸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 채권으로, 역시 증권사의 인지도·신용도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로 꼽힌다.

발행어음은 종전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4개 사만이 발행권을 갖고 있었고, 자기자금이 4조원을 넘어야 신규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IMA·발행어음 사업권을 향한 증권사의 열의는 다들 뜨겁다.

NH투자는 애초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모회사 농협금융지주를 통해 6천5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지원받아 'IMA 출사표'를 썼다.

최근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지며 신뢰도 관련 우려가 커졌지만, 윤병운 대표이사의 주도로 내부통제 체계의 강화 방안을 대거 발표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발행어음 신청사들도 준비 TF(태스크포스·실무팀)를 발족하고 전사 역량을 동원해 심사 대응 전략을 짜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권의 여부는 자금 조달 파워 면에서 매우 큰 격차를 만든다는 것을 업계가 실감하고 있고, 기업금융 관련해 다양한 파생 기회가 생겨 다들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단 부담도 만만찮다. IMA·발행어음 모두 금융 당국이 필수 인가 조건으로 모험자본(혁신 분야 투자금) 강화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종전 고수익 투자 영역을 넘어 유망 벤처·기술 기업 등을 찾아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해 증권사로서는 쉬운 길은 아니다.

이번 심사의 정식 명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이다. 종투사는 국내 증권사의 기업금융 업무를 선진국처럼 대형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지위로, 종투사 라이선스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할 수 있는 사업 단계가 나눠진다.

이는 '기업 신용 공여'(3조원 이상), '발행어음(4조원 이상)' 'IMA(8조원 이상) 순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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