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오픈AI가 부리고"…MS, 오픈AI 자체 칩 설계 '커닝'
'지각생' MS, 자체칩 개발에 난항…"오픈AI 성과 먼저 보고 이후 확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오픈AI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연구한 결과를 고스란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MS)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작가 드워케시 파텔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체 칩 개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처럼 답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나델라 CEO는 "그들(오픈AI)이 시스템 수준에서 혁신을 이루면 우리는 그 모든 것에 접속할 수 있다"며 "우리는 우선 그들이 성취한 걸 먼저 보고 이후에 이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지식재산권을 보유한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오픈AI와의 협업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MS는 오픈AI와 맺은 계약에 따라 오픈AI가 2032년까지 개발한 모델과 2030년까지 수행한 연구 성과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오픈AI가 모든 면에서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AI를 뜻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했다고 선언하고, 전문가 패널도 이를 인정하면 이와 같은 MS의 권리는 제한된다.
오픈AI는 지난해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업해 자신들의 AI 모델에 최적화한 자체 칩을 개발해왔다.
양사는 지난달 초 10GW(기가와트)에 달하는 대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생산된 칩은 내년 하반기부터 2029년 말까지 오픈AI 데이터센터에 장착될 예정이다.
AI 가속기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은 거의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엔비디아 제품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제품은 가격대가 높고 물량도 제한돼 있어 거대 기술기업들은 비용 효율화와 병목 회피를 위해 저마다 자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추론 작업에 특화한 텐서처리장치(TPU)라는 이름의 자체 칩을 오래전부터 개발·적용해왔고, 메타도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의 자체 설계 AI 칩을 공개했다. 테슬라도 삼성전자 등을 통해 자체 AI 칩을 생산할 방침이다.
반면 MS는 그간 자체 칩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경쟁사들보다는 성과가 미흡한 상황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MS가 AI 칩 설계 성과가 좋지 않아 목표 성능을 낮추고 출시를 늦췄다고 지난 7월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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