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 탄생 배후에도 기후변화 있다"

입력 2025-11-07 15:57
수정 2025-11-07 15:58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 탄생 배후에도 기후변화 있다"

심해까지 열받은 카리브해 탓 폭풍 친화적 환경 조성

"기후변화 요인 없을 때보다 강우량 15%·풍속 7% 증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지난달 카리브해를 휩쓴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 탄생의 배후에도 극단적 기후변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리브해 열대성 폭풍우였던 멜리사는 지난달 26일 허리케인 4등급이 됐으며 그다음 날에는 5등급으로 세력을 급속히 키웠다.

허리케인 5등급은 풍속과 예상 피해 유형에 따라 태풍을 다섯 등급으로 분류하는 '사피르-심슨 규모'(Saffir-Simpson scale) 최상위 단계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 세계기후특성(WWA)에 따르면 멜리사가 이처럼 짧은 시간 내에 초강력 허리케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 현상으로 허리케인 친화적인 기상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WWA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달 멜리사가 발생한 것과 같은 극한 조건이 생길 가능성이 약 6배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실제 기상예보관들은 멜리사가 육지에 상륙하기 전부터 카리브해의 온도가 평균보다 1.5도 높다며 폭풍우가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높은 심해 온도도 높아 따뜻한 물이 허리케인에 꾸준히 공급됐고 이는 멜리사의 위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기후변화는 초강력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뿐만 아니라 그 위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WWA는 기후변화로 인해 멜리사가 카리브해 여러 나라를 강타했을 때 강우량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16%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아울러 멜리사의 최대 풍속은 기후변화 요인이 없을 때보다 최대 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WWA는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며 "연구마다 다른 방법론을 사용하고 다른 연구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가장 중요한 결과는 기후 변화가 멜리사와 같은 강력한 허리케인 발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메이카 서인도제도 대학교 선임 강사인 자야카 캠벨은 "멜리사가 자메이카에 상륙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탄광 속 카나리아'(위험을 먼저 알려주는 신호)"라며 "우리는 지구 온난화라는 새로운 위험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iki@yna.co.kr

최대풍속 295㎞/h 괴물 허리케인…"올해 세계 최강 열대폭풍"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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