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토륨 기반 핵추진 상선' 설계 공개…"운송 패러다임 전환"

입력 2025-11-06 12:04
中, '토륨 기반 핵추진 상선' 설계 공개…"운송 패러다임 전환"

"수년간 연료 보급 없이 운항 가능"…中 '핵기술' 개발 속도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을 위한 한미 협력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이 토륨 기반 핵추진 상선의 구체적 설계를 공개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조선 1위 업체인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선박 설계·건조 업체 장난조선(江南造船)의 수석 엔지니어 후커이는 지난달 중국의 무역 관련 격월간지 '선박(船舶)'에 1만4천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토륨 추진 원자력 상선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이 상선의 가장 큰 특징은 열 출력 200㎿(메가와트)급 토륨 기반 융용염 원자로(TMSR)로 구동된다는 점이다.

용융염 원자로는 리튬, 베릴륨 등의 금속 양이온과 플루오르, 염소 등의 음이온이 결합한 염(鹽)을 가열해 액체 상태(용융염)로 만들어 냉각재 및 핵연료에 사용하는 원자로다.

대규모 냉각 시스템과 고압 격납 시설이 필요한 우라늄 기반의 기존 원자로와 달리 더 안전하고 핵확산 저항성이 높은 핵연료 토륨을 사용한다.

원자로에서 생성된 200㎿의 열은 선박 구동에 직접 쓰이는 것이 아니라 고효율 열역학 공정인 '브레이튼 사이클'을 이용해 초임계 이산화탄소(sCO₂) 발전기에 전력을 공급한다. 브레이튼 사이클은 압축가스를 극한 온도로 가열한 후 터빈을 통해 팽창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후커이에 따르면 관련 기술의 열·전기 변환 효율은 45∼50%로, 증기를 사용하는 기존 원자로(약 33%)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거대 선박도 수년간 연료 보급 없이 운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CMP는 "냉각을 위한 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 설계 대비 더 작고, 조용하며, 안전하다"면서 "관련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상업 운송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내세우며 토륨 원자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의 행보는 글로벌 해양 패권 경쟁의 대형 변수로도 평가된다.

중국과학원 상하이응용물리연구소가 최근 간쑤성 우웨이시의 고비 사막에서 2㎿급 용융염 원자로로 토륨을 우라늄으로 변환하는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중국은 관련 기술 상용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공개된 선박이 '상업용 화물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핵잠수함 추진체계의 실증 단계로 볼 여지도 있다.

이 상선 원자로의 출력 규모(200㎿)는 미국 해군의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인 시울프(Seawolf)에 탑재된 S6W 원자로와 동일한 수준이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원자력 추진 기술을 민간 연구로 전환하며 국제 감시망을 우회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후커이는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만으로는 건설·운영 위험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이번 상선 개발 프로젝트의 정부 지원 및 보증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IEEE 스펙트럼'은 지난해 말 특별 보고서에서 "토륨은 희토류 채굴 산업의 부산물이며, 중국이 이를 활용하면 사실상 무한한 연료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의 토륨 광석 매장량은 우라늄보다 3배 이상 많고, 현지 TMSR 핵심장비 국산화율은 100%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위험 요소 관리를 위해 국제 사회가 감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5월 토륨 연료 주기가 핵확산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국제사회와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감시 대상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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