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오랜 꿈 F-35 구매 이뤄지나…"美 장관급서 논의중"

입력 2025-11-05 11:30
사우디의 오랜 꿈 F-35 구매 이뤄지나…"美 장관급서 논의중"

올초 48대 구매 요청…내달 왕세자 방미 앞두고 美정부 검토

현재 중동선 이스라엘만 보유…거래 성사시 중동 군사력 변화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F-35 전투기를 구매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 국방부가 사우디에 F-35 48대 판매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달 중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나온 소식으로, 미 국방부가 F-35 거래를 내부 시스템에 따라 진행 중이라는 것은 주요 난관을 넘어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식통은 미 국방부 정책 부서에서 수개월간 이 거래 가능성을 검토해왔으며, 현재 장관급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내각 내 추가 승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의회 통보 등 여러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 무기의 최대 고객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군 현대화, 이란 위협 대응 등을 목적으로 수년간 F-35 구매를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F-35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F-35는 적의 탐지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술을 장착한 최첨단 전투기로, 중동에서는 이스라엘만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F-35 판매는 미국 정책의 중대한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동 내 군사 균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1960년대부터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보다 군사력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질적 군사 우위'(QME) 정책을 지원해왔다. QME 원칙에 따라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하게 F-35를 가질 수 있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과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하는 대가로 F-35를 제공하는 포괄적 협정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양국은 1천420억달러(약 204조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거래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이를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협력'이라 평가했다.

다만 미 의회의 반대가 변수다. 미 의회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등을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무기 거래에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양국 군사 협력에 신중한 입장이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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