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도 추진' 이란 차바하르항 개발 사업 6개월간 제재 면제
29일부터 발효…외신 "미국, 인도와 무역 협정 체결 앞둔 영향"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이 인도와 무역 협상 체결을 앞두고 인도가 추진하는 이란 차바하르항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시적으로 제재를 하지 않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차바하르항 개발·운영 사업과 관련해 미국이 6개월 동안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면제 조치는 지난 29일 발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인도의 차바하르항 사업을 7년 만에 제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차바하르항 사업과 관련한 인도 국영기업 '인디아 포츠 글로벌 리미티드' 등은 45일 안에 차바하르항에서 철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산 동결과 미국 금융시스템 단절 조치를 당할 처지였다.
이는 2015년 체결한 핵 협정을 위반했다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3개국이 이란을 상대로 한 유엔 제재를 되살리는 절차를 가동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년 만에 이란 제재를 복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로이터는 이번 제재 면제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도와의 무역 협정 체결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인도 경제매체는 미국이 인도에 부과한 관세율 50%를 15∼16%로 낮추는 방향으로 무역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도 "6개월 동안 (제재) 면제 조치를 받았다"며 자국이 트럼프 행정부와 양자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차바하르항은 인도가 파키스탄을 우회해 아프가니스탄에 접근하는 주요 관문이다.
인도는 2003년 차바하르항 개발 사업을 시작했으나 오랜 기간 지연됐다.
지난해 인도는 이 개발·운영 사업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3억7천만달러(약 5천188억원)를 투입하는 계약을 이란과 체결했다.
앞서 미국은 2018년 이 사업이 아프간 재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제재를 면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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