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최강 허리케인, 자메이카 강타 후 쿠바 곧 상륙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올해 들어 전세계에서 발생한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 등 열대저기압 중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멀리사'(Melissa·스페인어권에서는 '멜리사')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자메이카를 강타해 큰 피해를 냈으며, 29일 새벽 북동진을 계속해 쿠바 동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이 전한 마이애미 소재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 데이터에 따르면 멀리사는 29일 이른 새벽 기준으로 최고 풍속이 시속 205㎞였고 열대저기압의 강도를 나타내는 '사피르-심슨 규모'(Saffir-Simpson scale)로는 최고 5등급보다 2단계 낮은 3등급이었다.
멀리사의 진행 방향은 북동쪽, 이동 속도는 시속 17㎞였으며 앞으로 며칠간 이동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멀리사의 중심부는 쿠바 관타나모 서남서쪽 약 130㎞ 지점에 있었으며, 이날 오전에 쿠바를 관통하면서 최고 3.6m 높이의 폭풍해일을 일으키고 쿠바 동부 일부 지역에 최고 51㎝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쿠바 당국은 주민 70만여명을 대피시켜 놓은 상태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멀리사가 국토를 강타한 최강의 허리케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리사는 자메이카의 남서부 해안에 28일 상륙했을 때 최고 등급인 5등급이었고 최대 풍속은 295㎞에 이르렀다가 자메이카 통과 후 위력이 감소해 3등급이 됐다.
멀리사는 자메이카가 최근 겪은 허리케인 중 1988년 '길버트' 이래 가장 위력이 강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멀리사로 28일까지 자메이카에서 3명, 아이티에서 3명, 도미니카공화국에서 1명 등 카리브해 지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다른 1명은 실종 상태다.
자메이카에서는 사망자와 별도로 약 15명이 낙상이나 감전 등으로 부상했다.
이런 사상자 집계에는 재난 대비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사례들이 여럿 포함돼 있으며, 피해 상황 파악에 따라 집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UPI통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정부는 28일 오후 4시(한국시간 2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현지 전력회사 고객의 77%에 해당하는 53만여명이 정전을 겪고 있으며 대피소 800여곳에 1만5천명이 수용돼 있다고 밝혔다.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재난 상황을 틈탄 가격 폭리를 방지하기 위해 재난지역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정부는 이르면 30일에 모든 공항 운영을 재개해 긴급 구호물자 배포를 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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