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남아·일본 돌며 협정보따리…미중 '빅딜' 탄력받을까
아시아 순방서 속속 무역·광물 협정…일본과 무역합의 이행 재확인
미중협상 낙관, 한미협상은 속도조절…트럼프는 모두 자신감 내비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이어 일본과 잇따라 경제 협정을 매듭지으면서 첫 아시아 순방 외교에서 일단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개인기 외교'를 통해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빅딜'인 미중 무역협상 체결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아시아 주요 교역국의 협상에서 직면했던 난관을 돌파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WSJ은 "추가 무역협정 체결은 트럼프의 핵심 경제 의제인 '관세 중심 무역정책'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반면 트럼프의 직접 개입에도 협상이 지연되면 각국은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고 시간을 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및 일본과 협상에서 성과를 내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협상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과 무역협정, 핵심광물 협력 협정 등을 연이어 맺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상품에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는 한편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고, 핵심광물 협정을 통해 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투자 촉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캄보디아와의 무역협정, 태국과의 핵심광물 협력 협정에도 각각 서명했다. 베트남과도 관세와 시장 접근성 등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일본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만나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미일 핵심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
미일 정상은 앞서 지난 7월 타결한 미일 무역 합의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관련 장관 등에게 필요한 추가 조치를 지시한다는 내용의 문서에도 서명했다.
다만 이 협정에는 일본의 5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이 포함됐으나, 백악관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동남아 및 일본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한국에 입국한다.
그는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대좌한 뒤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 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메인 이벤트'이자 '피날레'가 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미중 무역협상은 낙관론에 점점 힘이 실린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양측 대표단은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개략적인 합의를 했다.
동남아 국가와의 관세 협정 성사에 탄력받은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미중 협상이 합의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협상 최종 타결에 낙관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한국, 인도, 호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경제국과의 협상에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WSJ은 짚었다.
일부 국가는 기본 합의문을 실제 실행 가능한 협정으로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WSJ은 한미 무역협상이 속도 조절에 들어간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한미 무역협상의 경우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실행하기로 큰 틀의 합의를 이뤘으나, 대미 투자 구성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타결이 늦어지고 있다.
WSJ은 한국 대통령 고위 보좌관을 인용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협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에어포스원 안에서 한국과의 관세·무역 협상에 대해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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