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한 목수, 성당서 특별 결혼식

입력 2025-10-27 18:06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한 목수, 성당서 특별 결혼식

파리 대주교, 예외적으로 결혼식 허용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화재로 소실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작업에 참여한 목수가 대성당 내에서 이례적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프랑스 앵포에 따르면 목수 마르탱 로랑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오랜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혼례 미사를 집전한 대성당의 리바도 신부는 "이 대성당에 온 걸 환영한다"며 신랑에게 "당신은 이 곳을 잘 아시죠. 게다가 높은 곳에서도 잘 아는 곳이죠"라고 인사했다.

대성당 내 결혼은 로랑스가 성당 복원 작업을 하는 시절 꿈꾸던 일이다.

로랑스는 3년 동안 대성당의 목조 구조물 재건에 힘썼다. 동료들과 함께 800년 전 방식대로 나무를 깎아내고 밤낮으로 작업한 끝에 대성당을 이전 모습으로 돌려놨다.

이에 파리 대주교는 그가 노트르담에서 결혼할 수 있게 허락을 구했을 때 이례적으로 승인해줬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사적인 의식을 거행하지 않는다.

이 특별한 결혼식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함께 한 목수 동료들을 비롯해 약 500명의 하객이 모였다. 대성당을 방문한 관광객들도 이들의 새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로랑스는 "나는 내 사랑, 우리의 사랑을 전 세계와 사랑이 필요한 모든 이와 나누고 싶다"며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다른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감격해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과거 역사적인 결혼식들이 치러졌다.

1558년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2세, 1572년 당시 개신교 지도자였던 앙리 4세와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카트린 드 메디치의 딸), 1853년 나폴레옹 3세와 외제니 황후 등이 이곳에서 혼인 서약을 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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