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이스트윙 철거 찬사 사설…"트럼프라서 가능"
"강력한 지도자는 고착화 거부…나중에 민주당 대통령도 연회장 반길 것"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을 대표하는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이스트윙(동관) 철거에 찬사를 보냈다.
WP는 26일(현지시간) 논설실 명의의 사설에서 "백악관은 과거의 박물관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 미국의 위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WP는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형 연회장 건설을 위해 이스트윙을 철거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력한 지도자는 화석처럼 고착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음 민주당 대통령도 연회장을 반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 민주당 정부에서도 백악관에 연회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민주당은 이스트윙 철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릭 스월웰(민주·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2028년 대선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는 취임 첫날 연회장을 철거하겠다고 공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카린 장 피에르는 이날 TV 인터뷰에서 이스트윙 철거를 '부패'로 규정하기도 했다.
WP는 이 같은 민주당의 부정적인 입장을 혐오시설 기피처럼 공공이익에 부합하지만 자기 지역에 이롭지 않은 일을 반대하는 현상을 뜻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로 평가절하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님비에 보내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건물 개발 감독 기구를 공화당 성향 인사로 채워 백악관 동관 철거를 밀어붙인 데 대해서도 "전형적인 트럼프 방식으로 상식적인 아이디어를 추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만찬 등에 사용하는 연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스트윙을 허물고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 건설을 지시했다.
WP는 지난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할 정도로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일간지였다.
그러나 WP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에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WP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지지 사설의 발행을 거부하기도 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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