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명 사망' 스페인 홍수 1주년 시위에 5만 명 운집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229명이 사망한 스페인 홍수 참사 1주기를 맞아 5만 명의 시민이 모여 지방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동부 도시 발렌시아에선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마손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시내를 행진했다.
지난해 10월29일 스페인 발렌시아주를 중심으로 발생한 기습폭우로 229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일 오전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주의 폭우 경보를 가장 높은 적색 단계로 상향했다.
문제는 재난 대응과 관련한 권한을 지닌 주 정부의 대처였다.
주 정부는 홍수가 시작된 지 12시간 이상 지난 당일 밤 8시가 넘어서야 주민 휴대전화로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홍수 경보가 늦어지고 피해가 커지는 동안 마손 주지사는 관광 인증서를 받는 등 재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일정을 소화했다.
홍수 유가족 단체를 이끄는 로사 알베레스는 "휴대전화 경보가 울렸을 때 80세의 아버지는 이미 집 벽이 무너져 들어온 물에 휩쓸려 익사하고 있었다"면서 "그날 일어난 모든 죽음은 완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현지 일간 '엘파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발렌시아 주민 71%가 마손 주지사의 사퇴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마손 주지사는 "더 빨리 경보를 내릴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홍수 직후에는 인재를 지적하는 주민들을 향해 "우리는 기상학자가 아니다"라는 말로 여론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9일에 열릴 홍수 1주기 추모식에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참석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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