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밀수용 풍선에 또 공항 폐쇄 소동

입력 2025-10-22 23:29
리투아니아, 밀수용 풍선에 또 공항 폐쇄 소동

벨라루스에 "풍선 또 날리면 국경 폐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서 담배 밀수용 풍선 때문에 수도 빌뉴스 공항이 또 폐쇄됐다.

현지매체 LRT에 따르면 빌뉴스 공항은 현지시간 21일 오후 10시부터 22일 오전 6시30분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기 약 30편이 이착륙에 차질을 빚어 4천명 넘는 승객이 피해를 봤다.

공항 측은 벨라루스 쪽에서 띄운 걸로 추정되는 기상 관측용 풍선 수십 개가 영공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는 밤사이 벨라루스와 국경에 있는 검문소 2곳도 폐쇄했다.

빌뉴스 공항은 이달 4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에도 기상 관측용 풍선 20여개가 출몰해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 업자들이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담배를 비싸게 팔기 위해 기상 관측용 풍선에 담배를 실어 운반하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밤사이 풍선 12개와 담배 7천갑을 회수하고 관련자 4명을 붙잡았다.

리투아니아는 밀수에 더해 벨라루스가 자국 항공교통을 방해할 목적으로 풍선을 날려 보낸다고 주장했다.

빌만타스 비트카우스카스 리투아니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빌뉴스를 포함한 5개 지역에서 풍선이 발견됐다며 "한 곳에서 날린 게 아니라 조직적인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잉가 루기니에네 총리는 "풍선이 또 대규모로 국경을 넘을 경우 벨라루스와 국경을 즉시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벨라루스와 국경에서 약 30㎞ 거리다. 리투아니아는 남서쪽으로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옛 소비에트연방 구성국이자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면서 러시아·벨라루스와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올해 1월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도빌레 샤칼리에네 국방장관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GDP의 5.5%까지 증액하려다가 루기니에네 총리와 갈등을 빚고 22일 사임했다. 그는 예산안 초안에 국방비 비중이 GDP의 4%를 밑돌았고 이를 5.38%까지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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