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90, 일·가족생활 '두마리 토끼' 잡는 차…안전 최우선 설계"
볼보차 글로벌 커머셜 총괄·안전 연구원 인터뷰…"유라시아 시장 집중"
(니스=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ES90은 비즈니스와 가족생활 모두에 잘 어울리는 차입니다. 다면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다재다능한 동반자로 설계된 차이기 때문입니다."
볼보자동차의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 ES90의 제품 기획과 론칭을 이끈 프레드릭 린드 글로벌 커머셜 총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ES90의 글로벌 시승회에 앞서 니스 쉐라톤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S90은 프리미엄 세단의 세련미를 지키면서도 패스트백의 유연성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실용성을 결합해 일과 가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린드 총괄은 ES90의 목표 고객층에 대해 "균형 잡힌 삶 속에서 현대적인 럭셔리를 새로 정의하고자 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출퇴근길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나들잇길에서도 ES90이 항상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볼보차의 핵심 철학인 '안전'이다.
린드 총괄은 "ES90의 최첨단 엔비디아 차량용 반도체와 25개 센서의 모든 기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됐다"며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학습하고, 초보자에게는 더 적극적인 파일럿 어시스트를 제공하며 운전자가 숙련될수록 개입을 줄이는 등 보조 개입 정도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ES90에는 정확한 주변 상황 감지를 위해 레이저를 통해 주변 물체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라이다가 지붕 앞쪽에 장착됐다. 얼핏 택시 표시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사벨 스톡맨 볼보차 세이프티 센터 선임연구원은 "라이다는 높은 위치에서 차량 전후좌우를 정확히 감지해야 하기에 상단 중앙에 부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시야 확보, 전방·측면 인식 범위, 충돌 시 구조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도 차량 상단 3개, 시트 주변 2개, 트렁크 1개 등 6개의 레이더가 장착돼 갓난아기의 호흡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며 실수로 아이나 반려동물을 차에 두고 내리는 일을 막는다. 스톡맨 연구원은 "'자동차가 나를 지켜주는 느낌'이 ES90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전압 배터리의 설계와 패키징, 운용에서도 안전을 고려했다. 스톡맨 연구원은 "볼보차의 배터리는 '예방-보호-경고'의 3단계 안전 설계 방식을 따른다"며 "내부 셀 단락을 일으킬 수 있는 결함을 사전에 방지하고, 충돌 시 열 확산 제어와 절연을 통해 배터리를 보호하는 한편 이상 시 대시보드에 경고를 띄워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S90은 중국 청두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모두 중국의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린드 총괄은 한국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계약상 배터리 공급사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볼보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공급사와 협력 중이며 차종별로 배터리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미국에서 초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이달부터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도 중단하면서 ES90의 미국 진출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린드 총괄은 ES90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계획이 없으며, 유럽과 한국, 중국 등 유라시아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변동성이 큰 글로벌 무역 환경 속에서 필요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90의 가격은 프랑스에서는 7만5천900유로(약 1억2천600만원), 영국에서는 6만8천895파운드(약 1억3천200만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내년 국내에 들어올 때 가격이 1억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린드 총괄은 "가격과 할인 정책은 론칭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며, 현재 구체적인 수치는 공유하기 어렵다"면서 "주행거리 인증도 같은 시기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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