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보안군, 야권 지도자 오딩가 추모 군중에 발포…4명 사망

입력 2025-10-17 09:15
케냐 보안군, 야권 지도자 오딩가 추모 군중에 발포…4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케냐 보안군이 해외에서 숨진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 전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군중에 발포해 4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오딩가 전 총리의 시신이 안치된 나이로비 주경기장 인근에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몰렸고, 경기장 정문이 군중에게 뚫리자 보안군이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했다.

경찰 소식통은 이 과정에서 2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으나 현지 방송사인 KTN 뉴스와 시티즌 TV는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전했다.

보안군이 총격과 경찰의 최루탄 발사로 군중은 해산됐다.

이날 오전 오딩가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의 시신이 도착한 나이로비 국제공항에도 집결해 공항 운영이 2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공항에서는 그의 시신 운구 과정에서 군사적 예우를 다하기 위해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있었다.

군중들은 공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의회 인근 도로도 점거했다.



2008∼2013년 총리를 역임한 오딩가는 케냐의 정치 명망가 출신임에도 줄곧 야권의 반체제 인사를 자처했으며 5차례 대선에 출마했으나 대통령직에 오르지 못했다. 강성 지지자들은 그가 불공정 선거 탓에 대선에서 졌다고 보고 있다.

오딩가 전 총리는 1991년 다당제 도입과 2010년 새 헌법 제정 등 케냐의 주요 민주화 개혁을 성사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루토 대통령 내각에 자신의 주변 인사들을 진출시키고 지난해에는 루토 대통령과 정치 협정을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모습의 정치 경력을 보여줬다.

오딩가 전 총리는 인도 여행 도중 전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루토 대통령은 오딩가 전 총리를 "케냐 최고의 정치가"라고 추모하며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엄수하고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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