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네수 마약 갈등 속 카리브해 담당 군사령관 돌연 은퇴
헤그세스와 갈등설…트럼프 베네수 CIA 비밀작전 승인 하루만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마약 카르텔 단속을 둘러싸고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카리브해 지역의 미군을 담당하는 남부사령관이 돌연 은퇴를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앨빈 홀시 남부사령부 사령관이 올해 말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남부사령관에 취임한 지 1년여만으로, 당초 임기보다는 2년 앞당겨 사임하는 것이다.
홀시 사령관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는 12월 12일 미 해군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엑스에 "남부사령부는 국가방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지난 34개월간 복무해서 큰 영광이었다고 남겼다.
1988년 임관해 37년간 군에 몸담아온 그는 남부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지난해 11월 남부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미군의 전투사령부를 이끄는 두 명의 흑인 4성 장군 중 한명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홀시 사령관이 돌연 사임한 배경에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군자산을 배치하고 이곳을 지나는 '마약운반선'을 격침해왔는데, 이런 작전과 관련해 두사람이 갈등을 빚어왔고 결국 조기 퇴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소식통을 인용해 헤그세스 장관이 홀시 사령관에게 환멸을 느껴 사임을 바라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마약 운반선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시점인 약 한 달 전부터 홀시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CNN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비밀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런 소식이 전해졌다는 사실도 주목했다.
외신은 또 헤그세스 장관이 취임한 이후 고위급 장성 다수가 갑작스레 옷을 벗어왔다고도 짚었다.
지난 2월 흑인인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경질됐고 미국 최초로 여성 해군 참모총장에 오른 리사 프란체티 제독 등 수뇌부 다수가 교체됐다.
이와 관련해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은 "현 정부가 과거 미군 작전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 많은 전투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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