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융권 가계대출 1.1조↑…6·27 등에 증가폭 4분의 1 토막

입력 2025-10-16 12:00

9월 금융권 가계대출 1.1조↑…6·27 등에 증가폭 4분의 1 토막

은행권 증가폭 4조→2조…한은 "非이사철 계절적 요인도 영향"

"10·15 대책, 주택시장 과열 속 반가운 소식…효과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임지우 기자 = 6·27 대출 규제와 비(非)이사철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1조원대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8월 말보다 2조원 많은 1천170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6조2천억원에 이르던 가계대출 증가 폭은 6·27 대책 이후 7월 2조7천억원으로 줄었다가 8월 다시 4조원대로 반등했지만, 9월에는 다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32조7천억원)이 2조5천억원 늘었고,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6조6천억원)은 5천억원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27 대책 영향이 이어진 데다 7∼8월 이사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세자금 수요가 적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며 "기타 대출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 효과가 지속되고,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까지 더해져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9월에 늘어난 주택 거래량은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구입용 대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1조1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전월(+4조7천억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 3월(+7천억원) 이후 최소 기록이다.

은행(+2조원) 가계대출은 늘었지만, 2금융권에서는 오히려 9천억원 감소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사이 3조6천억원 불었다. 다만 증가액은 8월(+5조1천억원)보다 1조5천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조4천억원 급감했다. 올해 3월(-3조원)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대출은 5조3천억원(잔액 1천360조1천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8월(+8조4천억원)보다 작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1조3천억원, 4조원 증가했다.

박 차장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상환 등으로 기업 대출 증가 규모는 8월보다 줄었지만, 은행들이 기업 여신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데다 추석 자금 수요도 겹쳐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앞으로 은행이 기업 여신 공급을 계속 늘리더라도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이 커 당분간 기업의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신(예금)의 경우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31조9천억원(잔액 2천513조4천억원) 불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법인자금 유입으로 35조5천억원 늘었다. 반대로 정기예금은 지방자치단체 재정 집행과 기업의 추석 자금 수요 등으로 4천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28조원)에서 급감했고, 주식형펀드(+10조9천억원)와 기타펀드(+11조5천억원) 등에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