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보도제한 서약 거부 언론사에 '굿바이 이모티콘' 조롱
언론사 입장 밝힌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이모티콘 남겨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국방부의 보도 제한 서약 요구를 거부한 언론사들을 '굿바이 이모티콘'으로 조롱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AP통신,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애틀랜틱, CNN, NPR 등 주요 언론사들은 보도 전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국방부의 새로운 규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 관련 입장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헤그세스 장관은 일부 게시물에 손을 흔드는 모양의 '굿바이 이모티콘'으로 반응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비판한 NYT와 WP, "우리는 이러한 제한을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애틀랜틱 등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이 이모티콘을 남겼다.
국방부 출입 기자들은 14일까지 오후 5시까지 미승인 정보 보도 제한 관련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15일부터 출입증을 반납해야 한다.
국방부 기자단인 펜타곤 언론인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방부의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회원 대다수는 국방부 직원의 발언을 억압하고 사전 승인되지 않은 정보를 취득하려는 기자에게 보복할 수 있는 정책을 인정하느니 15일 출입증을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승인되지 않은 기밀, 기밀은 아니지만 통제된 정보를 허락 없이 노출하면 출입증이 박탈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약'을 통보해 서명하도록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평소 언론과 기자들을 향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줄곧 국방부 청사 펜타곤 내 언론 접근과 편의 제공을 제한해왔다.
올해 1월 말에는 더힐을 포함해 4개 언론사를 펜타곤 내 상주 공간에서 퇴출했다. 그 자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호의적인 보도를 해온 우파 매체인 원 아메리카 뉴스, 브라이트바트 뉴스 등으로 채웠다.
퇴출당한 기자들이 펜타곤에서 계속 취재할 수는 있었으나, 청사 내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장소인 브리핑룸 출입을 제한해 업무를 어렵게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5월에는 공식 수행원이 동행하지 않으면 펜타곤 내 대부분 복도를 이동할 수 없도록 기자들의 동선을 제한했다.
수십 년간 기자들은 보안 구역을 제외하고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청사 내에서 이동할 수 있었기에 이는 과도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고 더힐은 전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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