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지원 하반기 들어 43% 급감
트럼프 원조 패키지 끊은 뒤 유럽도 반토막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해 하반기 각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이 상반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걸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국 예산을 끊은 뒤 반년 넘게 버텨온 유럽의 지원 여력도 바닥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8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액은 월 평균 22억6천만유로(3조7천억원)로, 상반기 월 평균 39억4천만유로(6조5천억원)에서 42.5% 감소했다.
7∼8월 군사원조의 절반에 가까운 월 평균 9억6천만유로(1조6천억원)가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으로 불리는 새 무기공급 체계를 거쳤다. 우크라이나가 당장 필요한 무기를 제시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미국 정부에 돈을 보내 미국산 무기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미국 군수업체의 수출과 미군 무기 반출은 승인하겠지만 정부 예산은 쓰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지난 8월 이 시스템이 생겼다.
미국은 상반기 월 평균 8천만유로(1천300억원)를 지원했으나 7∼8월은 '0유로'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인 2022∼2024년 미국의 군사원조는 월 평균 17억8천만유로(2조9천억원)였다. 상반기 월 평균 8천만유로는 바이든이 올해 1월20일 퇴임을 앞두고 작년 연말부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량 퍼주면서 집행한 액수로 추정된다.
유럽의 지원액은 상반기 월 평균 37억8천만유로(6조3천억원)에서 하반기 8억9천만유로(1조5천억원)로 대폭 줄었다. 유럽 국가가 대부분인 나토의 PURL 지원액을 합쳐도 18억5천만유로(3조1천억원)에 그쳤다. 유럽의 군사지원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PURL에는 8월까지 벨기에·캐나다·덴마크·독일·라트비아·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8개국이 돈을 냈다.
킬연구소는 "올해 초 미국이 새 군사지원 패키지 발표를 중단한 이후 유럽 국가들이 지원을 크게 늘려 올해 상반기 월 평균 배정액이 2022∼2024년 수준을 넘겼다. 그러나 이 추세가 여름에 깨졌다"며 "PURL 계획에도 불구하고 유럽이 군사지원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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