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코스피…미중 갈등 재격화에 3,560대 하락 마감(종합)
개장 직후 사상최고치 뚫고 3,650선 근접했으나 중국발 악재에 발목
"싸우려면 끝까지" 中, 한화오션 美자회사 제재…갈등 완화 기대 찬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4일 장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센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가 미중 무역갈등 재격화란 암초에 걸려 하락 전환해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74포인트(0.63%) 내린 3,561.8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19.57포인트(0.55%) 오른 3,604.12로 개장한 직후 지난 10일 기록된 직전 장중 사상 최고치(3,617.86)를 갈아치웠다.
오전 9시 32분께엔 3,646.77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채 3,620선 주변을 오가다가 낮 12시 45분 전후부터 급격히 하락, 한때 3,535.5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된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재점화된 상황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선박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해운·조선업 분야에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042660]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은 것이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차익실현 매물 출하에 더해 미중갈등 우려가 증시 하락 전환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전 미중간 핵심 쟁점인 희토류 수출 통제의 합법성을 주장하며 "싸우려면 끝까지 할 것이고, 대화하려면 대문은 활짝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은 "특히 국내기업이 직접 보복 타깃이 되면서 코스피의 전반적 낙폭을 키웠고, 달러/원 환율도 1,430원대로 급등했다"면서 "간밤 온스당 4,100달러 선을 돌파한 금은 일중 상승폭을 키우며 어느새 4,170달러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최근 글로벌 대비 강세를 보여 온 여타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2.58% 급락한 46,847.32로 장을 마쳤다. 미중 갈등 재점화 우려와 함께 일본 자민당·공명당 연립이 26년 만에 붕괴해 차기 총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가권지수는 0.48%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3시 38분 기준 0.66%와 1.82%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도 2.00% 하락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5.2원 오른 1,431.0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4천857억원과 70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6천286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선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천287억원과 612억원 매도 우위, 기관이 5천169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장보다 1.82% 내린 9만1천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전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장중 한 때 9만7천5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9만6천800원·2021년 1월 11일)를 갈아치웠으나 차익실현 매물 출하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영향으로 결국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0.84% 내린 41만1천5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대미 제재와 관련해 직격탄을 맞은 한화오션은 5.76% 급락한 반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과의 배터리 합작 공장(HL-GA 배터리회사)에 필수 인력 파견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전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6.94% 급등했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생명[032830](6.30%), 현대차[005380](2.06%), 기아[000270](1.3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69%) 등이 올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6.04%), HD현대중공업[329180](-4.06%), 신한지주[055550](-2.84%), 두산에너빌리티[034020](-2.32%), 네이버[035420](-1.71%), 셀트리온[068270](-0.70%)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금속(5.96%), 전기·가스(4.36%), 보험(2.19%), 운송·창고(1.03%), 비금속(0.48%) 등이 상승했고, 오락·문화(-2.98%), 의료·정밀(-2.65%), 운송장비·부품(-2.17%), 기계·장비(-1.90%), IT·서비스(-1.77%)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53포인트(1.46%) 내린 847.96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4.88포인트(0.57%) 오른 865.37로 개장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212억원과 1천17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2천31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에코프로비엠[247540](5.01%), 에코프로[086520](3.70%), 리노공업[058470](1.24%) 등이 오르고, 펩트론[087010](-4.97%), 파마리서치[214450](-4.47%), HLB[028300](-3.30%), 리가켐바이오[141080](-3.1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03%) 등이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8조8천779억원과 11조73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정규마켓 거래대금은 총 11조1천308억원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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