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중재자' 카타르, 美-베네수 마약 갈등도 화해 시도

입력 2025-10-09 18:41
'중동의 중재자' 카타르, 美-베네수 마약 갈등도 화해 시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그간 중동지역 분쟁에서 중재국으로 입지를 다져온 카타르가 이제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에서도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마약 카르텔과 전쟁에 포문을 연 상황에서 카타르가 양국 간 중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서반구 담당 국장을 지냈던 후안 곤살레스는 "카타르가 양국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현직 당국자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소통 채널을 열어두려는 이런 시도를 국제 외교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려는 카타르의 목표 중 하나로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카타르가 현재 12개의 다국적 외교에 관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카타르의 중재 시도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지지는 끌어냈지만, 아직 미국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NYT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속에서도 미국에서 오는 추방 항공편을 계속 수용해왔으며 양국 간 합의점을 찾는데 관심을 표명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곤살레스 전 국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소통 채널 재가동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해법보다는 군사적 접근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축출 의사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지난주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인 리처드 그리넬에 마두로 정권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마두로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는 베네수엘라 야권에 힘을 싣고 있어 카타르의 중재 시도가 당장 효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타르 외무부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중재 역할에 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고,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e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