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NSC부비서장 방미…라이칭더 총통 美 경유방문 타진"

입력 2025-10-09 12:20
"대만 NSC부비서장 방미…라이칭더 총통 美 경유방문 타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국가안전회의(NSC) 부비서장(부사무총장 격)이 비밀리에 방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자오이샹 NSC 부비서장이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자오 부비서장의 이번 방미의 주요 임무가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 뉴욕을 경유한 중남미 우방국에 대한 연내 순방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인사 및 싱크탱크 전문가를 비밀리에 접촉해 국방비 증액 등에 대한 대만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내년 초 방중 등의 소식이 전해지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자오 부비서장의 방미 목적과 관련한 총통부(대통령실)의 부인에도 라이 총통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으며 외교부장(장관)을 역임한 우자오셰 NSC 비서장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오 부비서장의 방미는 라이 총통의 중남미 3국의 국빈 방문을 위한 미국 본토 경유가 불허됨에 따른 주미 대만대표처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된 라이 총통과 외교안보 시스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오 부비서장의 방미에도 성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번 일로 대만 외교시스템의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주미대사 격인 주미 대만대표처 대표에 쉬쓰젠 NSC 부비서장이 물망에 올랐던 점도 주미 대만대표처를 혁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대만언론은 자오 부비서장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미 대만대표처의 정치조 조장을 맡았다고 전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 8월 초 미국 뉴욕을 거쳐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등 중남미 3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반대 의견 표명 이후 라이 총통의 뉴욕 방문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7월 말 보도했다.

이는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고려해 중국 입장을 고려한 조처라는 관측도 나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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