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긴장 고조' 베네수엘라에 지지·연대 표명
양국 외교수장 통화…"러시아, 미군의 선박 공격 규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카리브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로이터·타스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장관은 대화에서 "베네수엘라 연안 국제해역에서 미국 군대가 선박을 공격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베네수엘라에 완전한 지지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했다고 힐 장관이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아이티 다국적 안보지원 확대 결의안을 확대 해석해 베네수엘라 '마약 범죄자' 대응으로 초점을 전환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베네수엘라 지도부와 국민에 대한 전폭적인 연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의 미군 공격에 따른 선박 침몰 사실을 전하면서 "해당 선박에 타고 있던 남성 마약 테러리스트 4명이 숨졌으며, 미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카리브해 지역에서의 이른바 '마약 운반선' 격침 사실을 공개한 건 이번이 네 번째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전방위 압박 중인 미국 정부는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을 배치한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F-35 전투기를 이동 배치해 신속 출격 채비를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두로 정부는 미국에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위한 은밀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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