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갑질 경고' 직원에 성과 1등 논란
감사 결과 경고에도 상반기 최고 성과 등급
최민희 "피해자에 2차 가해…평가제도 무력화"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우주항공청이 올해 초 내부 갑질로 고발당해 감사에서 경고 처분받은 직원에 상반기 성과등급 1등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우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주청 A 사무관은 직장 내 고성 및 폭언 등의 갑질행위로 경고받고 다른 부서로 전보됐다.
우주청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A 사무관은 국 내 다른 부서 B 사무관과 업무 관련 언쟁을 하던 중 사무실 밖으로 불러내 "어디서 깝쳐" 등 반말과 폭언 등을 했고, 상급자들에 B 사무관이 욕설해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불명확한 사실을 보고했다.
B 사무관은 폭언에 대해 고통을 겪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욕설했다는 소문으로 2차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감사과에 사실관계를 바로잡아달라 요청했다.
감사 결과 고성과 폭언 등을 통해 근무환경을 악화시키고 명백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해 2차 가해를 했다는 점이 인정돼 엄중경고 조처가 내려졌다.
우주청이 올해 갑질 피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도 A 사무관을 지목한 건이 3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 의원은 그럼에도 A 사무관이 상반기 우주항공임무본부 기준 근무성적 평가 1번 순위를 받고 우주청 전체 2순위를 받았다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부터 감사받아 경고가 이뤄지고 5월 전보됐는데 변경된 부서에서 평가 1순위를 받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근무성적 평가위원회에서도 일부 위원이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희 의원은 "갑질 행위로 경고까지 받은 직원에게 최고 성과 등급을 부여한 것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자 평가제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처사"라며, "피해자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했는데 가해자는 오히려 성과평가에서 보상받는 현실이 어떻게 납득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우주청의 인사·평가 시스템에서 객관적인 평가 외에 이해할 수 없는 제 식구 감싸기식 평가는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 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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