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재에 韓 LNG선 반등하나…공급 과잉 우려도

입력 2025-10-01 06:00
글로벌 호재에 韓 LNG선 반등하나…공급 과잉 우려도

대형 LNG 프로젝트 소식 잇따라…상반기 LNG선 발주 83%↓

국내 조선업계 기대감…"근본적 추세 반전은 아냐"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최근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소식이 잇따르면서 LNG선 신조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신조선 발주가 현실화할 경우 LNG선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업계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몇년간의 과잉 발주로 인한 침체 우려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일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호주 석유·가스업체 우드사이드에너지는 LNG 운반선 16∼20척을 발주하는 방안을 조선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업체 셈프라는 최근 140억달러 규모 LNG 프로젝트와 관련한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렸다. 이는 LNG선 20척 건조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선주 가스로그는 한화오션과 2억4천500만달러 규모의 LNG선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레이드윈즈는 "신규 프로젝트 수가 급증하면서 LNG선 건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한 조선업체는 대형 탱커 수주를 거절하고 그 대신 고부가가치 LNG선을 수주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는 LNG 발주량이 급감했던 올해 상반기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1∼6월 글로벌 전체 발주량은 작년보다 54.5% 감소한 가운데 LNG선 발주량은 82.9% 급감한 105만CGT(표준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LNG선 수주량은 작년 대비 77.8% 감소했고 전체 수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로 축소됐다.

그런데 하반기 들어 주요 LNG 프로젝트가 가시화하면서 발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것이다.

특히 LNG 프로젝트가 북미를 중심으로 활성화한다면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수주 물량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 "미국 내 신규 LNG 수출터미널이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른 용선료 상승과 미용선 선박 감소가 기대되고 이는 신조 시장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도 "LNG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라 비FTA(자유무역협정) 국가에 대한 수출 승인이 재개되고 신규 FID가 증가해 발주 물량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최근의 호재성 소식이 그대로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하고 LNG선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대규모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선박이 실제 발주될 것이냐는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장기적 내지는 근본적인 추세 반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조선 시장에서는 해운 시장의 수요 증가가 과잉 발주로 이어져 한동안 수요가 침체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났다"며 "2018년부터 7년간 장기적으로 이어진 LNG선의 붐 역시 유사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에너지 연구소도 LNG선 시장이 10년 안에 공급 과잉에 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트레이드윈즈는 전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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