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진화 관건은 데이터…일상 속 로봇 보급 확대해야"

입력 2025-09-30 09:22
"AI·로봇 진화 관건은 데이터…일상 속 로봇 보급 확대해야"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29일 'SF, 로봇, 인간' 강연 개최

김주형 美 UIUC 교수 등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김주형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 교수가 "로봇이 생활 속에 보급돼야 데이터가 쌓이고, 그것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진화를 이끈다"며 일상 속 로봇 보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재단 콘퍼런스홀에서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공동 주최로 열린 'SF, 로봇, 인간'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산업용 로봇이 데이터를 쉽게 축적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일상 속 로봇은 보급이 부족해 학습 데이터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디즈니리서치, 카네기멜런대 로보틱스 연구소(DARPA 프로젝트), 삼성전자 등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현재 UIUC에서 김랩(KIMLAB)을 이끌며 차세대 로봇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디즈니리서치 재직 당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실제 로봇으로 구현했던 과정과 휴머노이드 기술의 진화를 소개했다.

그는 "아티스트가 상상해낸 과장된 캐릭터를 공학적으로 구현하기는 훨씬 어렵지만 새로운 로봇의 가능성을 연다"며 "만화와 영화 속 상상을 연구실에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로봇 공학자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디즈니리서치 재직 시절 몸이 분해돼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 '올라프'에서 착안해 다리가 떨어져도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또한 일본 만화 원피스 속 니코 로빈의 '어디서든 팔을 꺼내는 능력'을 응용해 가정용 기기나 가구에 표준화된 마운트를 설치해 필요할 때마다 팔을 꽂아 쓰는 모듈형 로봇 팔을 구현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영재 LG전자 HS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로봇 대중화의 분기점으로 집안일의 자동화를 꼽았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설거지·빨래·청소를 합리적 가격에 대신할 수 있어야 시장이 열린다"며 세탁-건조-개기, 식기 세척-정리 등 집안일의 '마지막 1미터'를 메우는 자동화가 대중화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인간과 로봇의 본질적 차이가 '자유의지'에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AI와 로봇이 인간의 많은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자유의지라는 마지막 보물은 인간에게 남아 있다"며 "앞으로의 사회는 AI와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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