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곡물수출세 면제' 이틀만에 쿼터 채우고 종료 논란
소수의 다국적 대두 수출업체가 선점…아르헨 소규모 생산자들 불만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곡물 수출세 원상복구 요구와 시기 맞물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한시적으로 적용한 곡물 수출세 면제 혜택이 국내외 요인으로 인해 이틀 만에 종료되면서 소규모 농산물 생산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생산자와 수출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암비토에 따르면 22일부터 적용된 곡물 및 부산품 수출세 면제가 24일 종료됐다. 이에 따라 곡물 및 부산품 수출세는 24일부터 재부과됐따.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2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특단의 조치로 곡물 및 가금류·소고기 수출세를 오는 10월 31일까지 혹은 70억달러(9조8천800억원) 규모의 수출신고(DJVE) 쿼터 한도를 채울 때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가 알려지고 한시간만에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에 대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확고한 지지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또한, 이틀 후 베선트 장관이 24일 아르헨티나와 200억달러(28조2천3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선결 조건으로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세 일시 중단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르헨티나 언론은 불과 몇 시간 만에 70억달러 면제 쿼터가 소진됨으로써 곡물 수출세가 원상복구됐다고 보도했다.
암비토는 미국 대두협회가 미국 정부에 "중국에 대두를 수출하는 나라(아르헨티나)를 지원하지 말라"며 압박했다고 전했다.
곡물 수출세 면제 조치로 달러 유입을 가속화하고 외환시장 안정화를 꾀하며, 수출업계는 더 큰 수익을 낼 기회를 얻었으나, 생산자들은 혜택 기간이 너무 짧았고 10개의 다국적 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됐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번 정책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환보유고 강화라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단기적 목표에는 기여했으나, 장기적 구조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경쟁이 향후 아르헨티나 농산물 정책에 중요한 변수로 남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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