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관세협상, 韓 기업 입장 최대한 반영 위해 최선"

입력 2025-09-23 15:37
통상본부장 "관세협상, 韓 기업 입장 최대한 반영 위해 최선"

아세안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출국…美 USTR 대표와 일주일 여만 재회

"통화스와프, 최대한 안전장치 마련…상업적 합리성 보장 위한 설득 계속"



(영종도=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면담을 앞두고 "최대한 우리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경제장관회의 참석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면담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여 본부장은 "반도체, 철강 등 여러 가지 품목 관세와 관련해서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은 정부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USTR 대표와는 여러 가지 다자 협의 논의를 하면서 이런 한미 이슈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 7월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후속 협상을 이어가고자 앞선 15∼19일에도 미국을 방문해 그리어 대표와 면담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만난 지 일주일여 만에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만나 협상을 계속하게 된다.

앞서 방미를 마치고 귀국 직후 여 본부장은 "(미국 측에)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각각 낮추고, 한국이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는 내용으로 무역 협상을 타결했지만 수익 배분 등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난기류를 타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의 경우 5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어 실무협의를 통해 대미 투자 결정 주도권을 미국이 행사하고, 투자 이익의 90%(투자금 회수 전에는 50%)를 미국에 넘기는 조건에 합의하는 내용의 MOU에 사인했다.

이를 통해 16일부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면서 한국보다 10%포인트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미국 측은 한국에 '협상 서명 또는 관세'를 택하라는 취지로 압박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국익 관점에서 미국의 지나친 요구는 받기 어렵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설명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천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여 본부장은 통화 스와프 문제와 관련해 "여러 경로를 통해 최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계속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상호 호혜적으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이 참석하는 아세안 경제장관 회의는 다음 달 '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아세안 10개국 및 주요 협력국 경제·통상 장관들이 경제분야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은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경제장관회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 참석해 디지털 전환, 공급망, 기후변화 등 역내 경제·통상 분야 협력방안을 함께 논의한다.

여 본부장은 행사 기간 말레이시아에 방문한 그리어 대표를 포함해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과 양자 면담을 추진한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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