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빈' 트럼프 출국 직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침

입력 2025-09-18 10:48
英, '국빈' 트럼프 출국 직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침

트럼프와 공동기자회견서 쟁점 부각 우려해 발표시점 연기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영국이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출국 직후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공식 인정할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영국 여당 노동당 의원 중 130명 이상이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한 상태다.

또한 각료 중에서도 3분의 1이 스타머 총리에게 같은 요구를 하는 등 여당 내부에선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스타머 총리는 "가자지구의 상황을 보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면서 "지금이야말로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쟁점으로 부각하는 상황을 우려해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보상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외에도 프랑스와 캐나다,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다.

영국은 지난 7월 조건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2023년 하마스의 테러 공격 이후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하고, 요르단강 서안 병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 지역인 가자시티에 대해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총공세를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지구의 75%를 장악한 상태다.

하마스에 무조건적인 항복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은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침에 대해 "유대인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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