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협에 '풍전등화' 연준…美장기채 금리·금가격 상승

입력 2025-09-02 15:45
트럼프 위협에 '풍전등화' 연준…美장기채 금리·금가격 상승

"연준 독립성 훼손시 인플레 고삐 풀려…美금융시장 신뢰도 약화"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오르고 금 등 안전자산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3.6190%로 최근 7거래일 사이 13.10bp 하락했다. 올해 초 대비 낙폭은 62.50bp에 이른다.

반면,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4.9280%로 7거래일 전보다 3.00bp, 연초보다는 14.8bp 올랐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 단기물 금리가 내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 우려와 인플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국채 금리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주된 원인으로는 관세전쟁으로 대변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연준 이사진을 충성파로 갈아치우려 드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보가 꼽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트럼프의 연준 압박이 결국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낮춰 미 국채 매도, 달러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국내외 증권가 분위기를 전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가장 핵심적인 우려는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는 경기침체와 자본유출 등 수많은 문제를 만든다. 즉 민간경제에 큰 고통이 가해진다"면서도 "평생 못 갚을 거대한 빚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플레를 싫어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로 인한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미국 입장에선 정부 입맛대로 기준금리를 조절, 부채 부담을 덜어내려는 유혹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봐도 시대와 국가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독립성이 강조된 시기와, 정부와의 협력이 강화됐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지금 미국은 후자다"라고 짚었다.

그는 "막대한 부채와 이자 지급 문제가 현실화할수록 연준과 정부의 협력이 강조될 것"이라면서 "결국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되기 힘든 쪽으로 상황이 점점 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미 원자재 시장에서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1일 기준 전장보다 73.91달러 오른 온스당 3,485.59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22일 기록된 사상 최고치(3,487.94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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