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이상기류에도 큰 동요없는 韓증시…이유는?

입력 2025-07-24 16:50
한미 무역협상 이상기류에도 큰 동요없는 韓증시…이유는?

'2+2 통상협의' 취소에도 소폭 올라…'타코 트레이드' 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부변수에 취약하다는 평을 듣는 한국 증시가 한미 '2+2 통상협의' 취소 소식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협상 데드라인(8월 1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을 찾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회담이 불발되면서 24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장 초반 연고점을 또 경신했던 코스피는 상승폭을 줄이다가 6.68포인트(0.21%) 오른 3,190.45로 장을 종료했고, 상승 출발했던 코스닥 지수는 3.67포인트(0.45%) 내린 809.89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2+2 관세협상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순연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전날 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유럽연합(EU)도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미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으나, 회담이 취소되면서 장초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게 됐다고 이 연구원 등은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베센트 장관의 불참 원인과 향후 협상일정이 미지수인 가운데 관세 시한이 임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당분간 증시 등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미 무역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변수가 돌출했는데도 시장 반응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협상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닌 일정 조율 차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간 회담 등 다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이날 발표된 한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성장해 시장예상치를 웃돈 것이나, 개장 전 발표된 SK하이닉스[000660]의 호실적 등도 지수를 지지하는 재료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대미 관세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된 점이나, 글로벌 증시에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로 불리는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거세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한국 증시에서 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코스피 현물을 대량으로 동반 순매수한 외국인과 기관이 오늘도 대량의 순매수에 나섰다. 어제는 관세, 오늘은 실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개인이 9천519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천391억원과 1천28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홀로 34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01억원과 165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 증시 상승률은 전날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일본이나 중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655.02포인트(1.59%) 오른 41,826.34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4%, 심천종합지수는 1.05% 상승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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