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이브리드로 돌아온 KGM 액티언…경쾌 주행·부드러운 승차감
시동 걸 때부터 진동·소음 적어…1.83kWh 대용량 배터리로 장거리 전기 주행
국산 하이브리드 SUV 최대 130㎾ 모터 가속력 돋보여…가솔린보다 연비 개선
(서울·양평=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KG모빌리티(KGM)가 지난해 출시한 중형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액티언은 그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이 차가 처음 나온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6천843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 기준)다. 경쟁 모델로 꼽힌 현대차 싼타페(6만3천827대), 기아 쏘렌토(8만7천747대), 르노 그랑 콜레오스(4만4천68대)와 견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를 꼽았다. 경쟁 모델들은 모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강세를 보였는데, 액티언은 가솔린과 액화석유가스(LPG) 바이퓨얼 모델로만 나오면서 특히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높은 중형 SUV 시장에서의 승부가 쉽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절치부심한 KGM이 마침내 지난 8일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다시 한번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에서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액티언을 처음 만났다.
내외부는 작년에 본 액티언 가솔린 모델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러기지(트렁크) 공간이 668L(2열을 접으면 1천440L)에서 652L(1천242L)로 16L 줄기는 했지만, 눈으로 보기에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솔린 모델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던 출력과 정숙성, 연비 등이 하이브리드 모델에선 얼마나 개선됐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엔진 진동과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이 확실히 하이브리드다웠다. 회차점인 경기 양평군의 한 카페로 목적지를 맞추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자 계기판에는 전기 모터로 움직인다는 'EV'(전기차) 표시가 들어왔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1.83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큰 용량을 갖춰 저속 주행 시에는 엔진이 개입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직병렬 방식의 듀얼 모터가 전기 주행을 하는 동시에 충전하면서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를 늘렸다. 주행 거리 20㎞ 남짓의 도심 구간에서는 전체 거리의 최대 94%를 전기 모드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이 KGM의 설명이다.
전기차 모드에서는 웬만한 전기차 수준의 순간 가속력이 돋보였다. 최고 출력 130㎾로 국산 하이브리드 SUV 중 가장 큰 힘을 내는 모터가 탑재되면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수준의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힘센 전기 모터로 속도를 시속 약 80㎞까지 올린 뒤에는 가솔린 1.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일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전용 듀얼 모터 변속기 e-DHT가 상황에 맞춰 9가지 주행 모드로 부드럽게 전환하면서 엔진으로 구동이 바뀔 때 이질감이 적었다.
엔진을 이용해 고속으로 달릴 때는 차내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조금씩 들어왔지만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또 차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에는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쇽업쇼버에 SFD(Smart Frequency Damping) 기술이 적용돼 승차감을 높였다.
왕복 약 95㎞의 시승에서 나온 연비는 L당 11.6㎞로 공인 연비인 복합 14.9㎞/L보다는 낮고, 과거 가솔린 모델 시승에서 측정된 연비(9.3㎞/L)보다는 높았다. 정체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연비가 일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KGM은 올해 상반기 5만3천272대(내수 1만8천321대, 수출 3만4천951대)를 팔아 작년 동기 5만6천565대(내수 2만3천978대, 수출 3만2천587대)보다 5.8%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하반기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반등을 이룰지가 주목된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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